또 근거없는 음모론 카드…트럼프, 이번엔 클린턴 저격해 논란(종합)
입력
수정
'클린턴이 엡스타인 사망배후' 영상 담은 트럼프 리트윗에 조회수 470만
자신과 엡스타인 친분 덮으려는 의도인듯…오바마 출생 등 번번이 음모론
클린턴·민주당 "음모론 터무니없어…총기사건 대한 여론 환기용" 반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망을 두고 음모론 카드를 꺼내 들어 반발을 사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 의혹 음모론 등으로 쏠쏠히 재미를 봤던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자신의 친분에 시선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를 등장시킨 음모론을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망 배후에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있음을 암시한 영상을 리트윗한 후 이날 오후까지 이 영상의 조회 수가 470만이 넘었다.
이 영상은 보수 성향 코미디언 테런스 윌리엄스가 제작한 1분 30초짜리로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고 이제 그는 죽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 영상을 리트윗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 덕분에 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하루 사이에 5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한 셈이다.
정작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자살로 보인다'고 밝힌 엡스타인의 사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증거 제시도 없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저격한 영상을 리트윗해 음모론 확산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음모론에 기대 재미를 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2016년 대선 출마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케냐에서 출생했다는 음모론을 꾸준히 제기했다.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대통령 출마 자격조차 없다는 논리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입증하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2016년 대선 경선 때는 경쟁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부친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연루됐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7년 취임 직후엔 경선 기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 소유의 트럼프 타워를 도청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6년 대선에 수백만 명이 불법으로 투표했다는 주장도 했다.
모두 증거 제시 없는 음모론에 불과했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망 배후를 둘러싼 음모론에 힘을 실어준 것은 자신을 향할지 모를 화살을 선제적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돌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 소유의 개인 비행기를 여러 차례 이용하는 등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역시 1992년 자신의 개인별장에서 엡스타인 등과 파티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는 등 마찬가지로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처지다.
현직 대통령의 음모론 공격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앙헬 우레냐는 "터무니없고, 당연히 사실과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도 이를 안다"며 "아직도 (대통령 직무수행 불능과 승계 절차를 규정한) 수정헌법 25조가 발동되지 않았나?"라고 반격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내년 대권 도전을 선언한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음모론을 "무모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음모론에 불을 지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민자 출신에 대한 분노와 악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시 대선주자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정적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기이한 행동"이라고 몰아붙였다.
지난 3일 월마트 총기난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엘패소 출신인 오로크 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잇단 총격 참사 책임론과 총기규제 여론으로부터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음모론을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막지 못한다면 '진짜 문제'에 집중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모든 것이 조사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이처럼 음모론이 미 정가로 확산하는 가운데 엡스타인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이뤄졌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다만 부검을 담당한 검시관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연합뉴스
자신과 엡스타인 친분 덮으려는 의도인듯…오바마 출생 등 번번이 음모론
클린턴·민주당 "음모론 터무니없어…총기사건 대한 여론 환기용" 반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망을 두고 음모론 카드를 꺼내 들어 반발을 사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 의혹 음모론 등으로 쏠쏠히 재미를 봤던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과 자신의 친분에 시선이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를 등장시킨 음모론을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망 배후에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가 있음을 암시한 영상을 리트윗한 후 이날 오후까지 이 영상의 조회 수가 470만이 넘었다.
이 영상은 보수 성향 코미디언 테런스 윌리엄스가 제작한 1분 30초짜리로 "엡스타인은 빌 클린턴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었고 이제 그는 죽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 영상을 리트윗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 덕분에 영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하루 사이에 5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한 셈이다.
정작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자살로 보인다'고 밝힌 엡스타인의 사망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증거 제시도 없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저격한 영상을 리트윗해 음모론 확산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음모론에 기대 재미를 본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2016년 대선 출마로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전부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케냐에서 출생했다는 음모론을 꾸준히 제기했다.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대통령 출마 자격조차 없다는 논리로 오바마 전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입증하는 출생증명서를 공개한 후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2016년 대선 경선 때는 경쟁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부친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에 연루됐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7년 취임 직후엔 경선 기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 소유의 트럼프 타워를 도청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16년 대선에 수백만 명이 불법으로 투표했다는 주장도 했다.
모두 증거 제시 없는 음모론에 불과했다고 CNN방송은 지적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 사망 배후를 둘러싼 음모론에 힘을 실어준 것은 자신을 향할지 모를 화살을 선제적으로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돌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엡스타인 소유의 개인 비행기를 여러 차례 이용하는 등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역시 1992년 자신의 개인별장에서 엡스타인 등과 파티를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는 등 마찬가지로 의혹의 눈초리를 받는 처지다.
현직 대통령의 음모론 공격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앙헬 우레냐는 "터무니없고, 당연히 사실과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도 이를 안다"며 "아직도 (대통령 직무수행 불능과 승계 절차를 규정한) 수정헌법 25조가 발동되지 않았나?"라고 반격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반발하고 나섰다.
내년 대권 도전을 선언한 코리 부커 상원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음모론을 "무모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부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음모론에 불을 지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민자 출신에 대한 분노와 악감정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시 대선주자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정적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기이한 행동"이라고 몰아붙였다.
지난 3일 월마트 총기난사가 발생한 텍사스주 엘패소 출신인 오로크 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잇단 총격 참사 책임론과 총기규제 여론으로부터 화제를 전환하기 위해 음모론을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막지 못한다면 '진짜 문제'에 집중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트윗에 대한 질문을 받고 "대통령은 모든 것이 조사되기를 원하는 것"이라며 방어에 나섰다.
이처럼 음모론이 미 정가로 확산하는 가운데 엡스타인의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이 이뤄졌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다만 부검을 담당한 검시관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며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