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첫 재판서 흐느끼며 눈물…변호사 "전 남편, 변태적 관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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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편 살해 고유정, 첫 공판 참석제주도 전 남편 살해 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첫 재판에 출석했다. 전 남편을 살해한 지 정확히 80일 만이다.
고유정 변호사, 계획범죄 부인
이날 처음으로 법정에 선 고유정은 혐의에 대해선 인정하고 있으나 "전 남편이 성폭행을 시도하자 우발적으로 살해하게 됐다"며 우발범죄를 주장하고 있다. 12일 오전 10시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에서 살인 및 사체훼손·유기 혐의를 받는 고유정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이날 고유정 측 변호사는 전 남편의 강한 성욕을 강조하며 사건이 일어나게 된 이유를 피해자 측에 돌렸다.
아들과의 면접교섭이 이뤄지는 동안 전 남편이 스킨십을 유도하기도 했고, 펜션으로 들어간 뒤에도 수박을 먹고 싶다는 아들이 방에서 게임을 하는 동안 싱크대에 있던 피고인에게 다가가 갑자기 몸을 만지는 등 성폭행을 하려 했다고 말했다.변호사는 "피고인 몸에 난 상처는 피해자의 강간 시도를 피하려는 과정에서 입은 것"이라며 "졸피뎀을 먹였다면 이런 상처가 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유정은 피해자의 성관계 요구를 거절한 적이 없다"면서 "고유정은 피해자(전 남편)의 변태적 관계 요구에 사회생활을 하는 전 남편을 배려했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이 대목에서 어깨를 들썩이며 흐느꼈다. 방청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고 재판장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졸피뎀 처방 내역과 '뼈의 중량' 등 범행 전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내용도 "클럽 버닝썬 사태 당시 연예기사를 보던 중 호기심에 찾아봤으며, 뼈의 무게는 현 남편 보양식으로 감자탕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꼬리곰탕, 뼈 분리수거, 뼈 강도 등으로 연관검색 상 자연스럽게 검색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검찰은 "이 사건의 단초를 피해자의 행동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25일 오후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잔인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로 지난달 1일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전 남편을 살해한 뒤 5월 26∼31일 사이에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제주 인근 해상에 버리고, 고씨 가족이 별도로 소유한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에서 나머지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쓰레기분리시설에 버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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