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왜 '레드오션' TV 시장 뛰어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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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시장 장악 포석…스마트폰+TV '쌍중심' 전략
자체 OS '훙멍' 최초 탑재…55인치 65만원부터 '고가격' 책정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상징으로 떠오른 중국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이어 텔레비전 시장 진출에 나섰다. 중계기 같은 통신장비로 사업을 시작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화웨이는 그간 일반 가전제품 시장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TV 시장은 이미 저가 경쟁이 치열한 대표적인 '레드 오션'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이번 행보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광둥성 둥관시에서 지난 10일 제품 설명회를 열고 첫 TV 제품인 '아너 스마트 스크린'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4K 55인치 TV다.
기본형과 고급형의 가격은 각각 3천799위안(약 65만원)과 4천799위안(약 82만원)으로 책정됐다.
징둥닷컴 등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주로 팔리는 같은 크기 스마트 TV 제품 가격이 대체로 1천800위안에서 2천900위안대 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나 소니 같은 외국 브랜드의 같은 크기 제품은 중국에서 4천위안 이상 가격에 주로 팔린다.
아너 스마트 스크린에는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운영프로그램(OS)인 훙멍(鴻蒙·하모니),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독자 설계한 중앙처리장치인 훙후(鴻鵠)818칩 등이 탑재됐다.
이 제품은 15일 출시된다. 화웨이의 TV 시장 진출은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중심 기업으로 부상하겠다는 큰 그림 차원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 6월 열린 'CES 아시아 2019' 행사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 중심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향후 온갖 기기들을 연결하는 중심에 스마트폰과 TV 두 기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지난 2015년 화웨이는 사물인터넷을 위한 네트워크 플랫폼인 하이링크(HiLink)를 내놓았다.
화웨이 제품은 물론 다른 회사 제품이라도 하이링크 시스템을 이용하기만 하면 서로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개방형' 방식이다.
이번에 화웨이가 내놓은 첫 TV는 더욱 편리한 작동과 연결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에서 시판 중인 스마트 TV 대부분이 전원이 켜져 작동하는 데 수십초가 걸리지만 아너 스마트 스크린은 이 시간을 2초가량으로 줄였다고 화웨이 측은 설명한다.
시장에서는 아너 스마트 스크린이 기존의 스마트 TV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와의 연결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자 애널리스트 류부천(劉步塵)은 차이신(財新)에 "아너 스마트 스크린이 TV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면서도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은 다른 브랜드보다 좋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하이링크에는 이미 160개의 다른 브랜드가 들어와 '연합군'을 형성하고 있다.
화웨이는 많은 기업을 하이링크에 '포섭'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TV 등 플랫폼의 중심에 있는 핵심 제품 외에 일반 가전은 만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많은 사람이 집에서 TV를 보지 않지만 아너 스마트 스크린이 다시 가정의 중심 자리를 점령해 영상·음악 감상, 정보 공유, 스마트홈 관리 등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 스크린은 스마트폰과 더불어 젊은이들 생활의 '쌍중심'(雙中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5G와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대비한 화웨이의 TV 시장 도전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미 많은 이의 생활 중심이 완전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작은 기기로 넘어간만큼 TV가 미래 사물인터넷의 중심 기기가 될 것이라는 화웨이의 예상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기관인 중이캉(中怡康)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중국 TV 판매량은 4천653만대로 전년보다 2.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2천194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4.3% 줄었다.
/연합뉴스
자체 OS '훙멍' 최초 탑재…55인치 65만원부터 '고가격' 책정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상징으로 떠오른 중국 화웨이가 스마트폰에 이어 텔레비전 시장 진출에 나섰다. 중계기 같은 통신장비로 사업을 시작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빠르게 잠식한 화웨이는 그간 일반 가전제품 시장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TV 시장은 이미 저가 경쟁이 치열한 대표적인 '레드 오션'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화웨이의 이번 행보에 새삼 관심이 쏠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광둥성 둥관시에서 지난 10일 제품 설명회를 열고 첫 TV 제품인 '아너 스마트 스크린'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4K 55인치 TV다.
기본형과 고급형의 가격은 각각 3천799위안(약 65만원)과 4천799위안(약 82만원)으로 책정됐다.
징둥닷컴 등 중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주로 팔리는 같은 크기 스마트 TV 제품 가격이 대체로 1천800위안에서 2천900위안대 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나 소니 같은 외국 브랜드의 같은 크기 제품은 중국에서 4천위안 이상 가격에 주로 팔린다.
아너 스마트 스크린에는 안드로이드를 대체할 운영프로그램(OS)인 훙멍(鴻蒙·하모니),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독자 설계한 중앙처리장치인 훙후(鴻鵠)818칩 등이 탑재됐다.
이 제품은 15일 출시된다. 화웨이의 TV 시장 진출은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중심 기업으로 부상하겠다는 큰 그림 차원의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화웨이는 지난 6월 열린 'CES 아시아 2019' 행사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사물인터넷 중심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향후 온갖 기기들을 연결하는 중심에 스마트폰과 TV 두 기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지난 2015년 화웨이는 사물인터넷을 위한 네트워크 플랫폼인 하이링크(HiLink)를 내놓았다.
화웨이 제품은 물론 다른 회사 제품이라도 하이링크 시스템을 이용하기만 하면 서로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개방형' 방식이다.
이번에 화웨이가 내놓은 첫 TV는 더욱 편리한 작동과 연결성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국에서 시판 중인 스마트 TV 대부분이 전원이 켜져 작동하는 데 수십초가 걸리지만 아너 스마트 스크린은 이 시간을 2초가량으로 줄였다고 화웨이 측은 설명한다.
시장에서는 아너 스마트 스크린이 기존의 스마트 TV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스마트폰 등 다른 기기와의 연결성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자 애널리스트 류부천(劉步塵)은 차이신(財新)에 "아너 스마트 스크린이 TV 범주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면서도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은 다른 브랜드보다 좋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하이링크에는 이미 160개의 다른 브랜드가 들어와 '연합군'을 형성하고 있다.
화웨이는 많은 기업을 하이링크에 '포섭'하기 위해 스마트폰과 TV 등 플랫폼의 중심에 있는 핵심 제품 외에 일반 가전은 만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자부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많은 사람이 집에서 TV를 보지 않지만 아너 스마트 스크린이 다시 가정의 중심 자리를 점령해 영상·음악 감상, 정보 공유, 스마트홈 관리 등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 스크린은 스마트폰과 더불어 젊은이들 생활의 '쌍중심'(雙中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5G와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대비한 화웨이의 TV 시장 도전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미 많은 이의 생활 중심이 완전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작은 기기로 넘어간만큼 TV가 미래 사물인터넷의 중심 기기가 될 것이라는 화웨이의 예상을 회의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기관인 중이캉(中怡康)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중국 TV 판매량은 4천653만대로 전년보다 2.7%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도 2천194만대로 작년 동기보다 4.3% 줄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