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가사' 래퍼 블랙넛 2심도 징역형 집유…"모욕에 해당"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스스로도 모욕 인식"
"힙합이라는 장르에만 모욕적 표현 용인할 이유 없다"
자작곡의 가사와 무대 공연 등으로 다른 여자 가수를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 래퍼 블랙넛(본명 김대웅·30)이 2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김병수 수석부장판사)는 12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블랙넛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6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블랙넛은 자작곡에 래퍼 키디비(본명 김보미·28)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가사를 쓴 혐의 등으로 키디비에게 고소돼 2017년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키디비의 추가 고소와 수사가 이어졌다.

결국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네 차례 공연에서 키디비의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으로 모욕감을 주는 퍼포먼스를 한 혐의까지 공소사실에 추가됐다.

블랙넛은 이런 가사는 힙합이라는 장르 내에서는 용인될 수 있고, 키디비를 모욕하려는 의도도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일련의 행위는 모두 피해자를 일방적인 성적 욕구 해소의 대상으로 삼아 비하하거나 '김치녀'라는 내용으로 조롱하거나 직설적 욕설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과정에서 피고인도 그런 행위가 모욕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했다고도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다른 문화예술 행위와 다르게 힙합이라는 장르에서만 특별히 그런 표현을 정당행위라고 볼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공소사실은 모두 모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