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美억만장자 부실감시 논란 증폭…"감방에 혼자 놔뒀다"

징후 있었는데도 점검 건너뛰고 교도관은 5일 연속 초과근무 시달려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됐다가 교도소에서 사망한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이미 자살 징후를 보였는데도 감방에 혼자 남겨지는 등 감시가 부실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이 수감 중이던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그가 사망할 당시 감시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엡스타인이 있던 교도소 내 특별동의 교도관들은 인력 부족 탓에 과도한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전했다.

엡스타인의 감방을 담당하던 2명의 교도관 중 한 명은 5일 연속 초과근무를 하던 중이었고, 다른 교도관도 의무 초과근무를 하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교도소 직원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이 엡스타인의 사망 배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사망에 앞서 지난달 23일 목에 자살 시도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의심되는 상처를 입은 채 발견된 적이 있는데도 면밀한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 엡스타인은 담당 교도관에게 30분마다 점검을 받아야 했지만, 그가 사망한 전날 밤에는 이러한 점검을 받지 않았다고 NYT가 사법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사법당국 관계자는 NYT에 같은 감방을 쓰던 다른 재소자가 이감된 후 엡스타인이 사망 당시까지 감방에 혼자 머물러 있었다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부검을 담당한 뉴욕시 수석검시관은 엡스타인이 감방에서 목을 매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시관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려면 정보가 더 많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삼가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미성년자 20여명을 상대로 성매매를 한 등의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됐다가 지난 10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엡스타인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 정치권과 소설미디어 일각에서는 그가 자살로 위장해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근거없는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