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의원 엑소더스'에도 3분기 국고보조금은 그대로…왜?

비당권파, 서류상 탈당시점 보조금 지급일 뒤로 조정
소속 의원 14명→4명 감소에 4분기 보조금은 6억→4억으로
민주평화당 비당권파 의원들이 12일 집단탈당을 선언했지만 오는 14일 평화당에 지급 예정인 3분기 정당 국고보조금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당초 비당권파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곧바로 탈당할 방침이었지만, 이날 탈당계를 제출하면서 실제 탈당일은 국고보조금 지급 예정일인 14일 이후인 16일로 적었기 때문이다.

이는 일부러 정당 국고보조금 지급 직전에 대규모로 탈당함으로써 당의 자금줄을 끊고 고사시키려고 한다는 당권파의 반발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앞으로 제3지대 정당 창당 과정에서 당권파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대목으로도 풀이된다. 분기별로 지급되는 정당 국고보조금은 교섭단체에 총액의 절반이, 5∼20석 정당에는 총액의 5%가 각각 돌아가며, 남은 금액은 의석수와 총선 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즉 의석수 14석 짜리 평화당에 있어 의석수는 보조금 규모에 직결되는 요소다.

비당권파 10명과 김경진 의원이 탈당을 선언함에 따라 평화당에는 당권파인 정동영 대표와 박주현 최고위원, 중립파 조배숙·황주홍·김광수 의원 등 5명만 남는다. 이 중 박 최고위원은 실제로는 바른미래당 소속이어서, 정당보조금 지급 근거인 당적 기준으로 따지면 평화당 소속 의원수는 14명에서 4명으로 3분의 1로 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평화당에 지급된 2분기 국고보조금은 14석을 기준으로 약 6억4천 만원이다.

4석을 기준으로 하면 국고보조금은 2억4천만원으로 역시 3분의 1로 감소한다. 비당권파가 서류상 탈당일을 연기하면서 평화당은 일단 3분기에는 지난 2분기와 같은 액수를 쥘 수 있지만, 총선 준비를 본격 시작해야하는 4분기부터는 줄어든 의석이 반영된 보조금을 받게 된다.
비당권파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의 대표격인 유성엽 원내대표는 이날 탈당 회견을 한 뒤 "탈당계는 오늘 제출하되 탈당일을 16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오늘 탈당하면 평화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의 줄어든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떠나며 침을 뱉을 수는 없다.

평화당에 있는 분들도 궁극적으로는 우리와 함께할 수밖에 없어 국고보조금은 받도록 하는 게 맞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당권파인 정동영 대표는 "비당권파가 탈당 날짜를 (국고보조금 지급 전인) 12일로 택한 것에 대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며 "여론의 역풍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정 대표는 전날 "비당권파가 굳이 3분기 국고보조금 지급일 전에 탈당하려 한다"며 "정당보조금을 차단해 당을 죽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유 원내대표는 "전혀 고려 요소가 안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