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뒷걸음에 배당주 매력 '뿜뿜'…배당수익률 年 3~4% 종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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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금리 웃도는 배당수익률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 등 악재로 국내 증시가 뒷걸음질치면서 배당주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배당기준일 주가)이 높아진 데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 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 영향 덕에 상장사의 고배당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주요 고배당주 펀드에도 설정액이 꾸준히 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연말 결산 배당금 포함하면
상장사 배당수익률 2% 중반
삼양옵틱스·유아이엘 등
중간배당 수익률 3%대 넘어
연말 3% 넘는 종목 많을 듯
○배당수익률 3~4% 종목 급증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종목(43개사)의 평균 배당수익률(9일 종가 기준)은 1.23%로 조사됐다. 연말 결산 배당금이 포함되면 국내 상장사의 배당수익률은 2%대 중반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2%대인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보다 높다. 현재 은행의 정기예금 기본 금리도 평균 1.5%에 못 미친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 그동안 국채 10년물 금리가 배당수익률보다 높았지만 지난해부터 배당수익률이 장기채 금리를 웃도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며 “선진국 사례를 보면 이 시점부터 배당주의 아웃퍼폼(상대적 강세) 현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급락으로 연말까지 배당수익률이 연 3~4%에 이르는 종목이 늘어날 전망이다. 삼양옵틱스, 유아이엘은 중간배당 수익률이 각각 3.16%, 3.11%로 이미 3%대를 넘어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주당 5200원이었던 배당금이 올해 4833원까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은 2.46%(작년)에서 3.78%(9일 종가 기준)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지수가 아래로 흐를 땐 시장보다 덜 빠지는 종목으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관점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는 배당”이라고 말했다.
경기 악화에도 중간배당을 늘리는 상장사가 적지 않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밥캣, 포스코, 하나금융지주, SK텔레콤, 웅진코웨이 등은 배당금을 지난해보다 늘렸다. 두산밥캣의 배당금은 지난해 401억원에서 올해 601억원으로 50% 증가했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5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포스코 SK텔레콤 등은 2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중간배당금은 늘렸다. 포스코는 2분기 영업이익이 1조6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지만 중간배당은 33.5% 증가한 1602억원을 책정했다.○“실적 쇼크 종목은 피해야”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올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조정을 받은 데 반해 주요 상장사의 배당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배당주의 투자 매력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010년 이후 고배당주와 코스피지수 흐름을 비교해보면 6~10월은 고배당주 상승률이 코스피를 평균 0.6%포인트 웃돌았다”고 했다.
다만 실적에 따라 배당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올해 중간배당이 주당 100원에 그친 에쓰오일이 대표적이다. 에쓰오일의 중간배당은 작년(600원)의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김상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에쓰오일은 2015~2017년 평균 배당수익률이 5%였으나 작년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하락 탓에 이익이 줄면서 작년부터 배당수익률이 급락했다”며 “올해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가 전년 대비 23% 감소할 전망이어서 ‘배당 쇼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배당주 펀드도 대안 투자처로 꼽힌다. 주로 글로벌 우량주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누릴 수 있는 펀드에 자금 유입이 계속되고 있다.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펀드(재간접형)’는 연초에 비해 설정액이 1379억원가량 늘었다. 펀드 수익률도 연초에 비해 약 12%로 선방하고 있다. ‘베어링고배당플러스’ 펀드도 연초 대비 설정액이 609억원가량 늘었다. 강송철 연구원은 “실물자산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높은 배당으로 투자자들에게 환원하고 있는 상장 인프라펀드도 저금리 환경에서의 훌륭한 투자 대안”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