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항 청해부대 강감찬함 뱃머리, 일단 아덴만 쪽으로"

1달가량 항해…명령 떨어지면 아덴만→호르무즈해협 나흘 걸려
13일 오후 부산 해군작전기지에서 출항하는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4천400t급)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임무를 수행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강감찬함은 한 달가량 항해한 뒤 다음 달 초 29진 대조영함과 임무를 교대한 후 내년 2월 중순까지 파병 임무를 수행한다.

이번 강감찬함이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 연합체에 처음 참가하는 한국 함정으로 기록될지가 관심사다.

청해부대 임무 수행 해역인 아덴만으로 항해할 예정이지만, 정부가 미국의 공식 요청에 따라 연합체 참여를 결정할 경우 뱃머리를 호르무즈 해협으로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군 관계자는 "오늘 부산을 출항하는 강감찬함의 뱃머리는 일단 아덴만 쪽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며 "아덴만까지는 약 한 달가량 소요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감찬함은 가스터빈, 디젤 등 두 가지 방식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가스터빈 엔진은 작전 상황이 발생할 때 고속으로 기동할 수 있다. 이번처럼 장거리 항해 때는 디젤 엔진을 가동한다.

14∼15노트의 경제 속력으로 움직인다.

부산에서 아덴만까지 직행하면 3주 정도 소요되는 데 중간 기착지에 들러 군수물자 적재와 군사 외교 등의 행사를 할 경우 1∼2주 더 소요된다는 것이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감찬함이 아덴만 인근에 도착하면 오만의 무스카트, 살랄라 항을 보급기지로 이용할 전망이다.

청해부대는 그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항도 보급기지로 이용한 적이 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결정되면 국방부와 합참은 군사외교 채널을 통해 오만과 UAE 등에 항구 이용과 군수물자 구매 등의 협조를 받아야 한다.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는 4일 안팎이 소요된다.

강감찬함이 아덴만에서 활동하다가 호르무즈 해협으로 이동 명령이 떨어지면 나흘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라는 것이다.

강감찬함이 아덴만으로 항해하는 도중 임무 수행지 변경 가능성에 대해 정부 및 군 관계자들은 신중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공식적으로 요청하지 않았다"면서 "강감찬함이 아덴만으로 항해하는 도중에 뱃머리를 돌릴 가능성은 조금 낮게 본다"고 말했다.

현재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와 관련,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도 (호르무즈 해협 방어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며 우리 국민과 선박도 (해협을 이용하고) 있으니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란 측의 반응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과 같이 오랫동안 경제적으로 우호적이었던 나라가 관계의 민감성을 고려해 끝이 분명하지 않은 (미국의) 그런 행동에 참여하지 않기를 바란다"라며 "한국이 이란에 대적하는 그 연합체에 참여하면 우리에겐 좋지 않은 신호이고 상황이 복잡해진다"라고 밝힌 바 있다.

강감찬함은 4진(2010년), 11진(2012년), 15진(2014년)에 이어 4번째 파병이다.

11진 파병 때는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가 582일 만에 풀려난 제미니호 피랍선원 구출·호송작전을 완수했다. 이번 30진은 강감찬함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특전(UDT)요원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등 300여 명으로 구성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