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글로벌 IB업계 "금값, 2년내 30% 더 뛴다"

미·중 무역분쟁과 홍콩의 시위 사태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세계 투자 자금이 금으로 몰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금값이 향후 2년 간 30% 넘게 뛰어 전고가를 갱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금 선물이 앞으로 6개월 사이 온스당 16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6년만에 온스당 1500달러를 돌파한 금값이 불과 6개월 사이 6% 가량 추가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 선물이 향후 2년 동안 온스당 2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 수준에서 30% 넘게 급등할 가능성을 예고한 셈으로, 이 경우 금값은 2011년의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1921.17달러를 넘어서게 된다.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면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세계 금융권은 금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업계가 보유한 금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6일 기준 일주일 만에 23%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12일(현지시간) 기준 온스당 1515.5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들도 금을 사들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8개월 연속 금보유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인민은행은 7월말 기준 6226만온스(약 1765t)에 달하는 금 보유량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32만온스 증가한 것이며 인민은행이 금을 사들이기 시작한 지난해 12월 이전 보유량인 5924만온스와 비교하면 5% 넘게 는 것이다. 중국은 2016년 10월부터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금 보유량을 늘리지 않았다.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국 중앙은행의 12%가 금 매입에 나섰다. 주로 중국 인도 러시아 중앙은행이 금 매수세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WGC는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속도로 기록적 수준의 금 매입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