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작품이 크게 히트하면 모방작이 홍수를 이루지만 역시 원작의 아우라는 범접하기 어려운 법이다. 14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8월 둘째 주(5~11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스타 PD 나영석의 대표작 '삼시세끼' 새 시즌인 산촌편이 6위에 진입했다.
CPI 지수는 229.0. 나 PD는 KBS에서 CJ ENM에서 이적한 후 '꽃보다' 시리즈, '윤식당', '신서유기' 등 수많은 프로그램을 히트시켰지만 '자연', '힐링', '자급자족'을 테마로 한 관찰예능이라는 그의 장기에 가장 잘 부합하는 건 역시 '삼시세끼'다.
2014년 이서진을 내세워 첫발을 뗀 '삼시세끼'는 이후 어촌편의 차승원-유해진 콤비를 탄생시켰다. 이를 통해 전국 산촌과 바닷가를 아우르며 8번째 시즌에 돌입했다.
산촌편은 나 PD가 밝혔듯 초기 '삼시세끼' 콘셉트로 회귀한 듯한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다.
물론 인기 드라마 'SKY캐슬'의 염정아-윤세아, 그리고 영화 '기생충'의 박소담 등 여배우를 내세운 점이 특기할 만하지만 막상 첫방송에서 그들의 면면보다는 자연 속에서 자급자족하며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 눈길을 끌었다. '삼시세끼'가 그동안 시즌을 거듭하면서 '자연 속 힐링'이라는 초기 콘셉트보다 출연진 개개인의 매력과 부문별 실력이 부각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산촌편에서는 강원도 정선의 굽이굽이 산골짜기 집을 배경으로 광활한 텃밭과 넓은 닭장 등이 가장 눈에 띈다.
세 여배우는 파란 고추들 사이에 딱 하나 열린 홍고추에 신기해하고, 캐면 줄줄이 나오는 감자에 놀라워한다. 식사 준비도 거창할 것은 없다.
'차주부' 차승원과 '에셰프' 에릭이 간단한 작물로도 화려한 요리를 선보인 것과 달리, 여배우들은 일사불란하게 소박한 한 끼를 해 먹는 데 주력한다.
콩나물밥, 찌개, 감자전 등을 휙 만들고는 남은 것은 냉장고에 꼭꼭 넣어 다음 날 없어질 때까지 먹어 치우고야 만다.
채집하고, 만들고, 먹고, 쉬고,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자고…. 이 무한루프는 단순하고, 그런 점이 시청자 마음을 무장해제시킨다.
최고의 자연스러움을 가장한, 나 PD의 교묘하고도 세련된 편집기술이 이러한 힐링코드를 더욱 부각한다.
화려한 메인요리 없이 집반찬만으로도 늘 최고 밥상을 차려내는 나 PD의 '삼시세끼'는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촌편도 7%대 시청률로 순항을 시작했다.
'삼시세끼 산촌편' 바로 위는 '웰컴2라이프'(231.7)가 차지했다.
냉정한 변호사가 평행세계에 떨어져 정의로운 인물이 된다는 콘셉트는 OCN '라이프 온 마스'를 떠올리게도 하지만, 그보다는 좀 더 통속적이고 코믹하다.
전작 '스케치'에서 연기도 캐릭터도 너무 무거워 보인 정지훈(비)은 이번에 코믹과 정극을 오가는, 딱 맞는 옷을 입었다.
그의 코믹 연기를 그리워한 팬이라면 이번 작품이 반가울 것이다.
내용도 단순한 듯하지만 나름대로 반전의 재미도 쏠쏠하다.
최근 장기매매 에피소는 초반 납치나 성매매, 가출, 보험사기 등을 연상한 시청자의 뒤통수를 친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SBS TV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전주보다 무려 9계단 올라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열대야로 힘든 시청자를 더 열 받게 만든 이대 백반집 사장의 공(?)이 그만큼 강력했던 모양이다.
1위는 지난주에 이어 tvN 주말극 '호텔 델루나'(317.1)가 차지했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 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 등 CJ ENM 7개 채널, JTBC·TV조선·채널A·MBN 등 종합편성채널 4사, MBC에브리원과 코미디TV 등 케이블 2사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7개 주요 동영상 플랫폼(네이버TV 등) 내 프로그램 무료 동영상의 주간 조회수 등 3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평균을 산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