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때리기' 전면에 선 황교안…'공안검사 이미지' 부각 부담

한국당 '조국 사노맹 논란' 쟁점화 집중
민주당 "공안검사 이분법적 시각" 공격에 黃 "내 말 중에 틀린 게 있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증에 팔을 걷어붙였다.직접 조 후보자의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 연루 논란을 제기하며 '조국 불가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청문 정국에 직접 나서면서 '공안검사' 이미지를 부각하는 등의 부정적인 효과가 작지 않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황 대표는 지난 12일 "조 후보자는 과거 사노맹 관련 사건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사람"이라며 "국가 전복을 꿈꿨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 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황 대표는 이어 "사노맹은 무장공비에 의한 사회주의 혁명 달성을 목표로 폭발물을 만들고 무기 탈취 계획을 세우고 자살용 독극물 캡슐까지 만들었던 반국가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가 처음으로 조 후보자의 사노맹 연루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사노맹은 지난 1989년 11월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백태웅 하와이대 로스쿨 교수와 박노해 시인 등이 중심이 돼 출범한 조직으로, 사회주의를 내건 노동자계급의 전위 전당 건설과 사회주의 제도로의 사회 변혁을 목표로 했다.당시 이 사건으로 기소된 총인원은 300명에 이른다.

당시 조 후보자는 사노맹 산하 '남한사회주의과학원'(사과원)에 가입해 반국가적 이적 활동을 한 혐의로 1993년 6월 구속돼 6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사노맹 사건으로 수감 생활을 한 박노해 시인과 백태웅 교수는 19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으며, 2008년엔 민주화보상심의위로부터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았다.조 후보자는 국제앰네스티에서 정하는 양심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황 대표의 발언 이후 한국당은 조 후보자의 사노맹 사건 연루 의혹을 규명하는 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가 사노맹의 '싱크탱크'인 사과원 연구원으로서 사노맹 활동의 이념적 기반을 제공하고, 관련 유인물 제작에도 깊숙하게 개입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체제 전복을 꿈꾼 사노맹과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고 한 과거 통합진보당과 다를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당 소속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체제 전복을 꿈꾼 사노맹의 연구원으로 활동한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을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사노맹과 통합진보당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당 법사위원인 장제원 의원 역시 "사노맹과 민주화 투쟁은 다르다.

사노맹을 유신독재 투쟁에 대비하는 것 자체가 민주화 투사에 대한 모독"이라며 "사노맹은 폭력으로 사회주의 혁명 일으켜서 국가 전복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조속한 시일 내에 조 후보자 청문회 관련 회의를 열어 청문회 대책을 논의하는 한편 조 후보자의 사노맹 사건 연루 의혹을 설명하는 브리핑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황 대표가 전면에 나서면서 오히려 여권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시각도 있다.

황 대표가 직접 나서 사노맹 사건을 이슈화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황 대표에게는 '공안검사' 이미지가 더욱 강화되는 결과가 초래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에 대해 '공안검사 시각'이라고 집중 공격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당 회의에서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공안 조서를 작성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공안검사적 이분법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정춘숙 원내대변인 역시 "과거 군사독재 시절 공안검사 출신으로 승승장구했던 황 대표가 민주화운동에 헌신했던 조 후보자에 대해 '국가 전복세력' 운운하는 그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대표는 '공안검사 프레임'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 13일 강원도 고성군에서 열린 산불 피해지역 주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제 이야기 중에 틀린 것이 있는가"라며 "판결문만 보셔도 여러분들이 판단하고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그런 분이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지키는 법무부 장관에 맞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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