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탓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경기도 식었다

세계 대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경기도 글로벌 경기 둔화와 미중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았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JS)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정보업체 리얼캐피털 애널릭틱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상업용 부동산의 평균가격은 미국 워싱턴DC, 시카고 중심가, 영국 런던 서부, 프랑스 파리, 싱가포르, 호주 시드니 중심가, 멜버른, 한국 서울 등에서 일제히 1분기보다 하락했다. 파리는 2.6% 떨어져 대도시들 가운데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도시 중에서는 시카고가 가장 큰 폭(-2.1%)으로 떨어졌고 서울은 런던, 싱가포르와 함께 0%대 하락 폭을 나타냈다.

호텔, 사무실, 대형매장 등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다수 대도시에서 이처럼 일제히 떨어진 것은 수년 만에 처음이다. WSJ은 상업용 부동산이 최근 수년간 호황을 누리다가 경제전망 악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돼 가격이 내려갔다고 진단했다.

현재 금융가에서는 미국 장·단기 국채금리의 격차 축소나 역전을 경기침체의 전조로 보는 불안한 시선들이 목격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글로벌 경기 둔화를 하나의 이유로 들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미중 무역전쟁도 글로벌 경기 둔화를 부채질하는 핵심적인 불안 요소로 계속 지목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이 저금리 때문에 계속 오르다가 투자자들이 경제 기초여건 악화를 주목하기 시작하자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트라이먼트 리얼에스테이트 어드바이저스의 최고경영자인 브라이언 워드는 "돈이 많이 풀려 다수 악재가 드러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SJ은 무역 의존도가 높아 통상마찰과 글로벌 경기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싱가포르를 한 사례로 부동산 경기의 냉각을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보다 3.3% 감소했고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5∼2.5%에서 0∼1%로 깎았다.

경기침체 공포를 자극하는 이런 불안 속에 싱가포르의 2분기 상업용 부동산 가격도 결국 1분기보다 0.6% 하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