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과 경쟁하려면 주 52시간제 완화·환경규제 풀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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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규제 대책회의 참가한 경제계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14일 “일본에 앞서기 위해선 근로시간 유연성과 환경 규제 측면에서 기업 활동 여건이 불리하지 않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노동자 보호장치를 없애는 방식으론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손 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책 민·관·정 협의회 2차 회의에서 “소재·부품·장비산업의 모든 기술을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없고, 생산성·효율성·가격에 기반한 국제적 분업 원리에서 볼 때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는 글로벌 분업 체계를 고려해 원천기술 국산화에 대한 현실감 있는 로드맵을 짜야 한다”며 “민간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실효성 있게 이행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기업 환경 개선도 당부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와 최근 강화된 환경 규제 완화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계는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할 화학물질을 크게 늘린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화평법)’과 화학물질을 쓰는 공장에 안전진단 의무를 부과하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의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손 회장은 “구체적인 건의사항을 마련해 정부와 정치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은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을 당부했다. 김 회장은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절호의 기회”라며 “다만 꾸준한 R&D 없이는 효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한 노동계는 환경 규제 및 주 52시간 근로제 완화에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같이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만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한다”며 “올바른 처방이 아니고 오히려 한국 사회가 회복 불능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의 지원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뤄지도록 재정지원 방식을 제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또 내년 소재·부품·장비 분야 예산을 2조원 이상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