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상반기 순익 0.9% 감소 선방…"비용절감 노력 성과"

전체 카드사용액 증가해 수수료 인하 효과 반감

카드사가 상반기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를 비용 절감으로 막아내며 순이익 감소를 최소화했다.하지만 일부 예외적인 사례를 제외하면 순익 감소 폭이 클 뿐 아니라 하반기에도 악재가 남아 있어 올 한해 장사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BC, 롯데, 우리, 하나 등 8개 전업 카드사의 공시를 보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가 9천5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0.9%(91억원) 감소했다.
올해 3월부터 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대폭 인하된 것을 감안하면 감소 폭이 크지 않은 편이다.
이는 전체 카드의 신용판매 매출이 19조4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4.9% 늘어나 수수료 인하 효과를 반감한 데다가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 노력을 펼쳤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 할부금융, 보험·여행·렌털 등 중개수수료와 같이 비(非) 카드 부문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하려고 시도한 점도 한몫했다.현대카드라는 예외 사례로 '착시'가 있기도 하다.

현대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1천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57.4%나 증가했다. 비용 절감에 따른 일종의 '불황형 흑자'다.

지난해 1분기에 디지털 인력을 대거 채용한 반면 그해 4분기에 정규직 200여명을 감축해 올 상반기에 인건비가 많이 줄어든 데다가 모집과 일회성 마케팅 등 비용을 많이 절감한 덕분에 순이익이 늘었다.하지만 현대카드도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 98억원 감소했다.

현대카드 실적을 제외하면 나머지 7개사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로 6.0%(535억원) 감소했다.

수수료 인하 직격탄은 주로 중소형사가 맞았다. 하나카드는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34.7%, 롯데카드는 12.5% 감소했다.우리카드는 비용 절감 노력 덕분에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1.6% 주는 데 그쳤다.

대형사 가운데 KB국민카드가 순이익이 13.3% 감소해 실적 악화 정도가 큰 편이었다.
단, 지난해 상반기 있었던 일회성 이익인 캠코 채권 매각이익(300억원)을 제외하면 당기순이익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온다.

카드업계는 '마른 수건도 다시 짠다'는 식의 비용 절감으로 수익 감소 방어에 나섰으나 하반기에 악재가 예정돼 있어 올 한해 장사는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다음 달 중에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에 수수료 568억원가량을 돌려줘야 한다. 올해 1월 말 시행된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 개정에 따른 조치다.

신규 카드 가맹점은 매출액 정보가 없어 해당 업종의 평균 수수료율을 적용받아 매출액 규모가 작은 가맹점도 영업 시점부터 1∼7개월가량 높은 카드 수수료를 부담해야 했다.

하지만 개정된 감독규정에 따라 매년 상·하반기 매출액이 확인돼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지정되면 기존에 내던 수수료에서 우대 수수료를 뺀 차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대형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이 끝나면 결과에 따라 인하된 만큼 수수료를 정산해 돌려줘야 하므로 수익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대외 경제 여건으로 내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신용판매 증가율이 둔화하고 연체율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경영 여건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