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경제연설'된 경축사…'경제' 39번 '평화' 27번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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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년 경축사에서는 '평화'가 제일 많이 언급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 '일본' 언급도 앞선 두 번보다 많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세 번째 광복절 경축사는 역대 대통령들의 경축사와 비교해볼 때 이례적인 '경제 연설'이 됐다. 그동안 대통령들의 광복절 경축사 주제는 한반도 평화 내지는 대일 관계와 이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올해 광복절 경축식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등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내려진 뒤에 열린다는 점에서 경축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일(對日) 메시지의 수위에 쏠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경축식에 참석해 발표한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방법론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7천800여자로 쓰인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로, 총 39번 등장한다.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평화'는 27번 등장해 그 뒤를 이었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제 이슈를 유독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재벌해체 등 재벌개혁을 비롯해 세제·세정개혁 의지를 천명하고 임기 내 1인당 국민소득을 1만2천달러까지 올리겠다는 경제발전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벗어난 시점에서 경제 분야를 비롯한 강력한 개혁으로 국가 발전의 동력을 다시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됐다.
문 대통령이 그간 가장 강조했던 남북 문제와 한반도 평화 대신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한 것도 결국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등으로 국내 경제가 90년대 후반 못지않은 위기를 맞닥뜨렸다는 현실 인식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2017년(7천700여자)과 2018년(6천100여자)에 비해 경축사 내용이 길다는 점은 절박한 경제상황 속에서 위기를 돌파할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자 문 대통령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청와대가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와 국회의원 등에게 경축사에 담겼으면 하는 내용을 두고 설문조사를 했을 때 국민 다수가 경제에 가장 큰 관심이 있다는 결과를 받아든 것 역시 이런 양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이 '경제'에 이어 '평화'를 많이 언급한 것을 보면 자유무역 질서를 거스른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이겨낼 해법으로 한반도 평화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경축사에서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발판으로 삼아 남북이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해 공동의 경제 번영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대화'(13번), '북한'(9번), '통일'(7번), '남북'(5번)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경축사에서 '한반도가 통일되면 세계 6위권이 될 수 있다'는 IMF의 보고서를 인용해 '통일 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국민의 성원을 당부했다.
일본을 향해 "협력의 길에 나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하는 등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기는 했으나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 등으로 '일본'은 지난 두 차례 경축사에 비해 더 많은 12번이 언급됐다.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는 '일본'이 각각 7차례, 2차례 나왔다.
/연합뉴스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 '일본' 언급도 앞선 두 번보다 많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후 세 번째 광복절 경축사는 역대 대통령들의 경축사와 비교해볼 때 이례적인 '경제 연설'이 됐다. 그동안 대통령들의 광복절 경축사 주제는 한반도 평화 내지는 대일 관계와 이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올해 광복절 경축식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등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가 내려진 뒤에 열린다는 점에서 경축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대일(對日) 메시지의 수위에 쏠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15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경축식에 참석해 발표한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책임 있는 경제 강국을 이루겠다는 의지와 방법론을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7천800여자로 쓰인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로, 총 39번 등장한다.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평화'는 27번 등장해 그 뒤를 이었다.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경제 이슈를 유독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9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재벌해체 등 재벌개혁을 비롯해 세제·세정개혁 의지를 천명하고 임기 내 1인당 국민소득을 1만2천달러까지 올리겠다는 경제발전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벗어난 시점에서 경제 분야를 비롯한 강력한 개혁으로 국가 발전의 동력을 다시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됐다.
문 대통령이 그간 가장 강조했던 남북 문제와 한반도 평화 대신 '경제'를 가장 많이 언급한 것도 결국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 등으로 국내 경제가 90년대 후반 못지않은 위기를 맞닥뜨렸다는 현실 인식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2017년(7천700여자)과 2018년(6천100여자)에 비해 경축사 내용이 길다는 점은 절박한 경제상황 속에서 위기를 돌파할 국민의 역량을 모으고자 문 대통령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청와대가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와 국회의원 등에게 경축사에 담겼으면 하는 내용을 두고 설문조사를 했을 때 국민 다수가 경제에 가장 큰 관심이 있다는 결과를 받아든 것 역시 이런 양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이 '경제'에 이어 '평화'를 많이 언급한 것을 보면 자유무역 질서를 거스른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이겨낼 해법으로 한반도 평화를 비중 있게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경축사에서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발판으로 삼아 남북이 경제협력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해 공동의 경제 번영을 이뤄내겠다는 구상을 드러낸 바 있다.
'대화'(13번), '북한'(9번), '통일'(7번), '남북'(5번) 등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실제로 경축사에서 '한반도가 통일되면 세계 6위권이 될 수 있다'는 IMF의 보고서를 인용해 '통일 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국민의 성원을 당부했다.
일본을 향해 "협력의 길에 나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하는 등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기는 했으나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 등으로 '일본'은 지난 두 차례 경축사에 비해 더 많은 12번이 언급됐다. 2017년과 2018년 경축사에서는 '일본'이 각각 7차례, 2차례 나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