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므누신에 '中 환율조작국 지정' 압박…므누신은 반대"

WP "트럼프, 환율조작국 지정시 중국이 협상에 복귀할 것으로 판단"
최근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반대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직접 압박한 결과라는 주장이 나왔다.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 세 명을 인용해 므누신 장관이 당초 중국이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기준에 맞지 않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지시를 이행하길 거듭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7위안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돌파하도록 용인하자, 므누신 장관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해 결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관철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재개된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진전이 없자 트럼프 대통령이 9월 1일부터 3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국면에서 나온 조처였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중국 측이 무역 협상에 복귀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므누신 장관을 압박했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지금까지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고, 양국 간 갈등만 더 심화시켰다고 WP는 분석했다.
지난 5일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으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재무부는 "최근 중국은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한 구체적인 조처를 하면서도 상당한 외환보유고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통화가치 절하를 통해 국제무역에서 불공정한 경쟁우위를 확보하려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 위안화가 올해 들어 약세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절하해 중국 기업이 미국 기업보다 유리한 고지에 서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다수의 국제경제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악화 등의 개별적인 시장 요인이 위안화 약세를 부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