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줄적자인데…유통규제 형평성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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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대형 온라인몰은 규제 무풍지대…"기울어진 운동장 아니냐"
주요 대형마트가 줄줄이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에 대해 시행돼온 유통규제정책을 놓고 업계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업계에서는 대형마트들이 대규모 이익을 낼 때 강화된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 대상이 대기업 계열 오프라인 점포 위주여서 이미 외국계 전자상거래 업체가 주류로 떠오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2분기에 시장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어닝 쇼크' 수준인 3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비상장사여서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홈플러스는 회계기준이 이마트, 롯데마트와 달라 수평 비교가 어렵지만 4∼6월 실적만을 놓고 보면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주요 대형마트들의 2분기 영업적자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출혈경쟁'이다.
외국계 자본이 대거 투입된 쿠팡 등이 단기 적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저가 공세를 퍼부으며 급속히 시장을 잠식하자 시장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면서 대형마트들의 수익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할인점에서 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온라인 사업 부문도 경쟁 심화로 적자 폭 축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도 대형마트들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업체들은 경기 둔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정책의 하나인 유통규제 정책이 전자상거래 업체나 식자재마트 등에는 적용되지 않아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소비 트렌드 변화로 유통시장의 헤게모니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데도 법 규제 대상이 대기업 계열 오프라인 점포에만 국한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온라인 쇼핑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쿠팡, 이베이코리아, 티몬 등은 대주주가 외국계 자본이어서 오히려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2012년 대폭 강화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과 자유로운 영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의무휴업일 지정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3천㎡ 이상 면적을 가진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의무휴업일 지정(매월 공휴일 중 2일), 영업시간 제한(오전 0∼10시) 등의 규제를 받는다.
면적이 3천㎡ 미만이더라도 대기업 계열 점포일 경우 '준대규모점포'에 해당해 역시 같은 규제를 받게 돼 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지정에 대해 시행 초기부터 적잖은 소비자들로부터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회사원 김화정(31·서울 영등포구) 씨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보통 주말에만 여유 있게 마트에 갈 수 있는데,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며 "의무휴업일을 일일이 기억하기도 어려워 그냥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통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전통시장 반경 1㎞ 내에 3천㎡ 이상 면적을 가진 대형마트와 같은 계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는 법 규정도 일각에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2017년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가 발표한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출점 규제 및 의무휴업 규제효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영업규제 도입 전인 2010년과 비교해 2016년 대형마트 신용카드 소비액은 6.4% 감소했고, 전통시장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 반경 3㎞ 이내의 신용카드 사용액 성장률도 2013년 36.9%에서 2016년 6.5%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도입이 인근 전통시장이나 식당 등의 매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가 동반 위축된 것이다.
이처럼 대형마트나 SSM은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지난해 기준 시장규모가 111조원으로 급성장한 온라인몰이나 최근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식자재마트 등은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365일 24시간 자유롭게 영업을 하고 있다.
면적이 3천㎡를 넘지 않으면서 농축수산물 등 각종 식재료를 저렴하게 파는 식자재마트는 원래 고객은 자영업자지만 일반 소비자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식자재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등 다양한 상품까지 취급하고 있고, 포인트 제도와 배달 서비스까지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일반 대형마트와 차이점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규제 사각시대에서 자유롭게 영업하는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가 유통규제로 손발이 묶인 사이에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최근 규모가 급성장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절대 강자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유통규제 관련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주요 대형마트가 줄줄이 2분기 적자를 기록하면서 업계 전체에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대형마트에 대해 시행돼온 유통규제정책을 놓고 업계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업계에서는 대형마트들이 대규모 이익을 낼 때 강화된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 대상이 대기업 계열 오프라인 점포 위주여서 이미 외국계 전자상거래 업체가 주류로 떠오른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업계 1위 이마트는 2분기에 시장 전망치에 훨씬 못 미치는 299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마트도 '어닝 쇼크' 수준인 339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비상장사여서 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홈플러스는 회계기준이 이마트, 롯데마트와 달라 수평 비교가 어렵지만 4∼6월 실적만을 놓고 보면 적자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런 주요 대형마트들의 2분기 영업적자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거론되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쿠팡 등 전자상거래 업체와의 '출혈경쟁'이다.
외국계 자본이 대거 투입된 쿠팡 등이 단기 적자를 아랑곳하지 않고 저가 공세를 퍼부으며 급속히 시장을 잠식하자 시장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면서 대형마트들의 수익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할인점에서 이익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온라인 사업 부문도 경쟁 심화로 적자 폭 축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하반기에도 대형마트들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마트 업체들은 경기 둔화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정책의 하나인 유통규제 정책이 전자상거래 업체나 식자재마트 등에는 적용되지 않아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소비 트렌드 변화로 유통시장의 헤게모니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데도 법 규제 대상이 대기업 계열 오프라인 점포에만 국한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온라인 쇼핑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쿠팡, 이베이코리아, 티몬 등은 대주주가 외국계 자본이어서 오히려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2012년 대폭 강화된 유통산업발전법은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의 신규 출점과 자유로운 영업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의무휴업일 지정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상 3천㎡ 이상 면적을 가진 대형마트는 기본적으로 의무휴업일 지정(매월 공휴일 중 2일), 영업시간 제한(오전 0∼10시) 등의 규제를 받는다.
면적이 3천㎡ 미만이더라도 대기업 계열 점포일 경우 '준대규모점포'에 해당해 역시 같은 규제를 받게 돼 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 지정에 대해 시행 초기부터 적잖은 소비자들로부터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회사원 김화정(31·서울 영등포구) 씨는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보통 주말에만 여유 있게 마트에 갈 수 있는데,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며 "의무휴업일을 일일이 기억하기도 어려워 그냥 온라인몰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통상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전통시장 반경 1㎞ 내에 3천㎡ 이상 면적을 가진 대형마트와 같은 계열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입점을 제한하고 있는 법 규정도 일각에서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다.
2017년 숙명여대 서용구 교수가 발표한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활용한 출점 규제 및 의무휴업 규제효과'에 따르면 대형마트 영업규제 도입 전인 2010년과 비교해 2016년 대형마트 신용카드 소비액은 6.4% 감소했고, 전통시장도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형마트 반경 3㎞ 이내의 신용카드 사용액 성장률도 2013년 36.9%에서 2016년 6.5%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도입이 인근 전통시장이나 식당 등의 매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비가 동반 위축된 것이다.
이처럼 대형마트나 SSM은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지만 지난해 기준 시장규모가 111조원으로 급성장한 온라인몰이나 최근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해가는 식자재마트 등은 같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365일 24시간 자유롭게 영업을 하고 있다.
면적이 3천㎡를 넘지 않으면서 농축수산물 등 각종 식재료를 저렴하게 파는 식자재마트는 원래 고객은 자영업자지만 일반 소비자들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식자재뿐 아니라 생활용품과 가전제품 등 다양한 상품까지 취급하고 있고, 포인트 제도와 배달 서비스까지 운영하고 있어 사실상 일반 대형마트와 차이점이 별로 없다.
그런데도 규제 사각시대에서 자유롭게 영업하는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가 유통규제로 손발이 묶인 사이에 골목상권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최근 규모가 급성장했다.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절대 강자이던 시절에 만들어진 유통규제 관련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