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이 제2 톈안먼 되면 中과 무역합의 어렵다"

트럼프, 무력 진압 말라 경고
시진핑은 중화민족 단결 강조

美, 화웨이 임시면허 연장했지만
관계사 블랙리스트는 더 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이 중국 정부의 홍콩 시위 무력 진압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에서 휴가를 보낸 뒤 복귀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들(중국)이 폭력을 행사한다면, 다시 말해 그것이 또 다른 톈안먼 광장이 된다면 대처하기 매우 힘들 것”이라며 “폭력이 있다면 우리와 무역 합의를 하기에 아주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톈안먼 광장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가 중국과 나쁜 협상을 해서 합의하려 했다면 시장은 반겼겠지만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며 “중국은 합의하고 싶어 하지만 나는 아직 준비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4일 트위터를 통해서는 “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짓고 싶어 하지만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다루도록 해야 한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해서도 ‘국가안보 위협’이라고 칭하며 강하게 압박했다. 다만 미국 상무부는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했던 화웨이의 임시 일반면허를 90일 연장하겠다고 19일 발표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은 “일부 (미국) 지방 업체가 화웨이에 의존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그들이 화웨이 의존도를 줄일 시간을 조금 더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상무부는 또 화웨이 계열사 46곳을 거래제한 명단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로써 블랙리스트인 거래제한 기업으로 지정된 화웨이 관계사는 더 늘어났다.

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베이다이허 회의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한 뒤 첫 일성으로 ‘대장정(大長征) 정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시 주석은 이날 한 언론 행사에서 “신시대 대장정 정신을 발휘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대장정은 1934~1935년 중국 공산군이 1만5000㎞를 헤쳐나간 고난의 행군을 말한다. 공산당은 이를 통해 중국 서북부에 혁명 근거지를 확보해 정권을 잡았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 주석이 중국인들에게 중요한 대장정 정신을 언급함으로써 홍콩 문제 등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다독이고 단결을 촉구하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고 해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