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구조 신고했는데'…伊서 프랑스인 9일만에 시신으로 발견

구조당국, 신고 접수 후 28시간 만에 수색나서…늑장 대응 논란
이탈리아 나폴리 인근 지역에서 하이킹을 하던 20대 프랑스인이 조난 신고를 한 뒤 9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탈리아 당국의 늑장 수색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유학 중인 프랑스인 시몽 고티에(27)는 지난 9일 나폴리 남쪽 살레르노에서 하이킹을 하다가 절벽 아래로 추락해 두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고티에는 곧바로 118로 긴급 조난 신고를 했으나 열흘 가까이 지난 전날 밤에서야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족과 지인들은 이탈리아 구조 당국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의문스럽다며 늑장 대응 의혹에 불을 붙였다. 특히 현지 당국이 최초 신고를 접수한 이후 28시간이나 지난 뒤에 구조 작업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이러한 의문은 증폭됐다.

구조 당국은 많은 인력을 투입해 조난자 수색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락 지점이 암석으로 이뤄진 외진 해안 지역인 탓에 고티에가 소유한 휴대전화 위치 신호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색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부검 전의 예비 검시 결과 고티에는 추락 후 다리 동맥이 끊어지면서 과다 출혈이 발생, 사고 1시간도 채 안 돼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휴대전화 위치 정보를 신속히 파악하지 못하는 부실한 118 비상대응 시스템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009년 유럽연합(EU) 지침에 의해 역내 모든 비상전화시스템에 휴대전화를 포함한 유·무선 정보통신(IT) 기기의 지리적 위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하도록 했으나 이탈리아는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고티에의 경우에도 휴대전화 위치 정보가 즉시 파악됐다면 목숨을 살렸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편, 검찰은 실제 구조 당국의 초기 대응 또는 수색 과정에 의무 소홀 등의 구조적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하고자 수사에 착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