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민의 지금 유럽은] 영국 최대 펍체인 인수한 홍콩 최대 갑부

CK그룹, 46억파운드에 220년 전통 그린킹 인수
시진핑 주석과 캐머런 전 총리가 마신 맥주 브랜드로 잘 알려져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일가가 보유한 CK그룹이 영국 최대 펍(pub) 체인이자 양조업체인 그린킹 그룹을 인수했다. 1799년 설립된 그린킹은 2015년 영국을 국빈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펍에서 만나 마신 맥주 브랜드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CK자산홀딩스는 19일(현지시간) 46억파운드(약 6조7500억원)에 그린킹 그룹을 인수하는 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19억파운드에 달하는 부채까지 모두 떠앉는 조건이다. CK자산홀딩스는 홍콩 최대 갑부이자 CK그룹 설립자인 리카싱 전 회장이 지난해 은퇴한 후 장남인 빅터 리가 회장직을 맡고 있다. CK측은 “안정적인 성장과 함께 강한 현금흐름 창출 능력을 보유한 기업을 찾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그린킹도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CK그룹은 영국에 투자 경험이 풍부한 동시에 그린킹의 사업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220년 역사를 자랑하는 그린킹은 영국 전역에 2700개의 펍 및 레스토랑과 호텔 등을 보유한 펍체인 그룹이다. 런던증권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다. 이날 CK그룹의 인수소식이 알려진 후 그린킹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51.0% 급등했다. 그린킹은 현지인들에게 인기가 높은 그린킹IPA와 애보트 에일 맥주를 생산하는 양조업체로도 유명하다. 그린킹IPA는 2015년 10월 영국을 국빈 방문했던 시진핑 주석이 캐머런 전 총리와 함께 펍에서 만나 마신 맥주다.

강경민 특파원
영국 언론들은 CK그룹이 영국 전역에 있는 그린킹 소유 펍을 대폭 줄이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영국이 아무런 합의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앞두고 경기 불황으로 웨일스와 영국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펍 경영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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