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객 상대 음란 발언 '벌떡 떡볶이' 점주, 처벌 가능성 두고 '갑론을박'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벌떡 떡볶이' 성희롱 트윗 재조명

조수진 변호사 "형사처벌 가능, 음란물 유포죄 있어"
백성문 변호사 "처벌 근거 찾기 쉽지 않아"
벌떡 떡볶이 점주 트위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여성 고객을 성희롱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된 떡볶이 프랜차이즈 '벌떡 떡볶이' 점주의 처벌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벌떡 떡볶이 등촌점 점주가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 고객을 희롱하는 부적절한 글을 쓴 트윗이 캡쳐돼 일파만파 퍼졌다. 이 점주는 "요즘 부쩍 강간이란 걸 해보고 싶다", "손님이 샤워하다 나오셨나보다. 하얀 원피스, 젖은 머리, 속옷도 안 입었겠지", "모텔 배달갈 때가 제일 좋아. 모텔은 밤낮이 없어" 등의 트윗을 올렸다.

온라인에 해당 글이 퍼지자 벌떡 떡볶이 등촌점 점주는 "아무 생각없이 글을 올려 죄송하다"며 "친구들과 시작한 장난이 이렇게 큰 일을 초래할 줄 몰랐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논란은 일단락 되지 않았고 벌떡 떡볶이 본사는 등촌점 폐점을 공지했다.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조수진 변호사는 '벌떡 떡볶이' 점주의 발언에 대해 "방송에 말씀드리기 아주 문제가 있을 정도"라며 말문을 열었다.

조 변호사는 "이른바 '야설'(야한소설) 같은데서 여성을 강제적으로 어떻게 하기 직전의 상황을 상상해 트위터로 계속 올린 것"이라며 "익명으로 운영됐으나 네티즌들이 계정의 이니셜과 글을 유추해 어느 프랜차이즈, 점주인지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등촌점은 폐점됐지만 일각에서는 '떡볶이 집만 문 닫으면 다냐'며 점주를 법적 조치 해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조수진 변호사는 "형사처벌 해야하며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성폭력 특별법은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음란물 유포죄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성문 변호사는 "대중의 분노를 자아내긴 했지만 형사 처벌의 근거를 찾기 쉽지 않다"라며 "트위터 내용에서 피해 여성이 특정되어야 그 여성에 대한 명예 훼손이나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토해 볼 수 있는게 음란물 유포죄인데 '상대방의 성적 수치심을 야기할 수 있는 것들'이 음란물의 개념이니 음란한 문헌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벌떡 떡볶이 홈페이지
백 변호사는 또 "하지만 통상적으로 이 죄를 처벌할 때 음란물의 개념은 그리 넓지 않다. 그렇게까지 넓으면 본인의 생각을 끄적거렸는데 '이상하다'고 무언가의 처벌을 넓이기 시작한다. 그렇게되면 국가 형벌권이 많이 개입되고 추가적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에 본인의 생각을 올린 것을 음란물 개념에 포섭시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백성문 변호사는 벌떡 떡볶이 등촌점 점주의 글이 '음란한 표현'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성범죄를 저지른건 아니다. 음란한 표현을 다 처벌해야 되느냐? 음란 표현이 음란물로 볼 정도가 되어야 처벌을 하는데 통상적으로 음란한 표현도 사실 표현의 자유 한 범위에 표현이 된다. 생각하고 말할 수 있고, 행동으로 옮기지만 않으면 범죄가 아니니까"라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적절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절하지 않다고 처벌하기 시작하면 사람의 생각에따라 모든 행동이 적절해지지 않을 수 있다. 형법과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한 법규는 정말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 내가 하는 행동이 뭘 해도 다 처벌받을 수 있다가 되면 그것은 잘못하면 국가 형벌권에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조수진 변호사는 "형벌의 중요한 기능 중에 하나가 예방적 효과다. 이분이 직접 어떠한 성폭력 범죄에 나간 건 아니지만 사실은 지금 그 트윗을 보면 굉장히 위험하다. 굉장히 위험하고 ‘요즘 부쩍 강간이라는 걸 해 보고 싶다, 정신 차리자’라는 말까지 갔다"고 경고하며 SNS에 썼기 때문에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이어 "이 사람이 아직 잠재적이라고 얘기를 한다. 꼭 사건이 벌어져야 처벌하겠다는 경찰의 태도가 여러번 있었다. '그러면 성범죄가 발생해야 처벌이 가능하다?' 이건 고객들이나 여성들에 대해 불안감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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