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물질 확보한 안국약품 '상한가'

래피젠 보유 파이프라인 인수
지분 매입 등 전략적 투자도
중견 제약사인 안국약품이 새로운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확보를 발표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20일 코스닥시장에서 안국약품은 가격제한폭(29.59%)까지 오른 1만130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일 장중 연중 최저가(847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단숨에 1만원 선을 회복했다. 전날 회사 측이 바이오 벤처업체 래피젠과 파이프라인 이전 및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이전되는 파이프라인은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인 ‘리피바디’를 이용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 관련 기술이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고령화에 따라 2026년에는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이 세계적으로 14조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며 “이번 계약으로 리피바디 기술을 활용한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의 세계 독점 개발권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래피젠에 전략적 지분 투자도 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출자금이 자기자본의 10%를 넘지 않으면 공시를 생략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안국약품이 유력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리피바디 기술은 2015년 한미약품이 래피젠과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함께 연구했던 기술이다.당시 이 기술을 활용한 안과 및 전신질환 치료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했다. 하지만 2016년 두 회사는 공동연구 계약을 끝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당시 리피바디의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졌고,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개발을 포기한 것”이라며 “안국약품의 발표를 보니 황반변성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임상을 시작하지 않은 만큼 주가의 갑작스러운 급등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상한가 기록은 유통주식 물량이 적은 소형 종목이어서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안국약품은 어준선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회사 지분 49.7%를 보유하고 있고, 자사주 지분도 12.1%에 달한다. 이를 뺀 소액주주 보유분 등의 유통 물량은 38% 정도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