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MICE단지 세번째 입찰에도 업계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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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 두 차례 유찰 불구서울시가 6개월 만에 마곡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복합단지를 개발할 민간사업자 모집에 다시 나선다. 마곡 MICE 복합단지는 마곡 중심부에 있는 데다 개발비용이 수조원에 달하는 대형 수익사업이지만, 이미 두 차례 유찰된 바 있다. 서울시는 필수도입시설 비중을 대폭 낮춰 수익성을 개선했다고 하지만 토지매각가격이 1조원에 달하는 데다 숙박시설마저도 분양 가능성이 낮아 사업자들의 반응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땅값 9900억 규모 '그대로'
업계 "투자금 회수 쉽지 않아"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마곡지구 중심가 마곡나루역(9호선)에 있는 MICE 복합단지 특별계획구역을 개발할 민간사업자를 재공모한다고 20일 밝혔다. 사업 부지는 8만2724㎡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9배 정도 넓이다. 건설사들이 컨벤션센터 호텔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등 MICE 복합단지를 개발하고, 호텔 등이 운영사로 참여하는 구조다.
마곡 MICE복합단지는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민간사업자를 공모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서울시가 토지매각가를 건설사들의 예상보다 2000억~3000억원 많은 9900억원으로 책정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투자자금 회수가 쉽도록 필수도입시설 중 문화·집회 시설 규모를 1만5000㎡에서 5000㎡로, 원스톱비즈니스센터(업무시설) 규모를 5000㎡에서 3000㎡로 줄이기로 했다. 컨소시엄 구성원 수는 10개사에서 15개사로 늘려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토지매매대금 납부기한은 3년에서 5년으로 완화했다.
하지만 토지매각가가 9929억원으로 기존 매각가(9900억원)와 달라진 게 없는 데다 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높지 않아 건설사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컨소시엄을 짜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부지를 낙찰받아 개발하더라도 입주업체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참여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민간사업자로 선정되면 2년 안으로 착공을 시작해야 한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