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戰士' 양성소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미래산업 키울 인재 직접 챙긴다

'日 수출규제' 이후
사업장 아닌 교육현장 첫 방문

광주 청년 SW아카데미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삼성의 청년 소프트웨어 양성 기관을 찾았다.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경제전쟁 이후 비상경영을 선포한 뒤 처음으로 인재 교육 현장을 방문했다. 안팎의 위기 속에서도 미래 산업과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20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김현석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사장·왼쪽 네 번째),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두 번째), 박병대 한국총괄 부사장(첫 번째)과 에어컨 출하공정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소프트웨어 전사’ 1만 명 양성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안에 있는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광주 교육센터를 찾아 교육 현황을 점검하고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광주 교육센터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은 IT 생태계 저변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며,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해 지금 씨앗을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는 지난해 12월 청년 취업난을 해소하고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광주와 서울 대전 구미에 설립됐다. 700㎡ 규모인 광주 교육센터에는 최첨단 소프트웨어 강의실 4개가 마련됐다. 한꺼번에 150명을 교육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300명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시설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은 작년 말부터 광주 교육센터에서 150명의 교육생을 선발해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육성하고 있다. 75명의 1기 교육생 중 18명은 취업에 성공해 조기 졸업했다. 삼성 측은 “소프트웨어 인재를 적극 양성하면 한국이 글로벌 미래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추면 모든 사물이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폭증하는 데이터를 새로운 부가가치로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한국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향후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해 1만 명의 ‘소프트웨어 전사’를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3개월간 열 차례 현장 경영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생활가전 제품 생산 라인과 금형센터도 둘러봤다. 이후 생활가전 사업부 경영진과 함께 신성장 동력 확보 방안 및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과 노희찬 경영지원실장(사장), 생활가전사업부의 이재승 부사장과 강봉구 부사장, 이상훈 글로벌운영센터장, 박병대 한국총괄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5G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급변하고 있다”며 “미래 세대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전통 가전제품에 대한 생각의 한계를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올 들어 삼성 계열사 경영진과 잇따라 경영회의를 열어 혁신 전략을 세우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세 차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진과의 간담회를 한 데 이어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삼성전기, 삼성물산 경영진과도 머리를 맞댔다.일본이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기로 방침을 세운 뒤에는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긴급회의를 열고 삼성전자의 세 개 사업장을 연달아 방문했다. 석 달 새 경영회의(7회)와 사업장 방문(3회)을 합쳐 열 차례의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일본에서 파운드리 포럼 개최

삼성전자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핵심 소재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다음달 4일 도쿄에서 열기로 한 ‘삼성 파운드리포럼(SFF) 2019 재팬’ 행사를 예정대로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 규제의 주 타깃으로 여겨지는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에 대한 설명도 예정돼 있다.삼성 파운드리포럼은 삼성전자가 매년 주요 국가를 돌며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의 로드맵과 신기술을 소개하는 행사다. 고객사 등을 상대로 첨단 파운드리 솔루션을 소개할 계획이다.

정인설/황정수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