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상반기 매출 2001억 '깜짝 실적'…"BTS 드라마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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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음악시장 프런티어 꿈꾸는 방시혁 대표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음악산업 혁신을 이뤄내 글로벌 음악시장의 프런티어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21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다.
설명회서 밝힌 '어닝서프라이즈'
사업다각화 통한 경영혁신 전략
방시혁 빅히트 대표(사진)는 이 자리에서 “음악사업에서 부가가치를 생성하고 확장하는 과정에 변화를 일으켜 매출 증대 및 시장 규모를 확대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며 “고객 경험을 혁신하고 밸류 체인(value chain)을 확장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실적도 공개했다. 빅히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연간 매출(2142억원)과 맞먹는 2001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641억원)의 3분의 2 수준인 391억원을 기록했다.공연 전후 MD 판매로 고객 불편 개선
윤석준 빅히트 사업부문 대표는 고객 경험 혁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국내외에서 공연할 때 온·오프라인에서 MD(기획상품)를 구입할 수 있도록 구매 방식을 다양화해 공연 당일 새벽부터 한정판 MD를 사기 위해 팬들이 줄을 서던 불편함을 개선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이 공연장 인근에서 휴식과 체험을 할 수 있는 ‘플레이존 설치’, 추첨을 통해 지정석을 구입하도록 유도해 암표를 원천 차단하는 ‘공연 추첨제 확대’ 사례도 공개했다.윤 대표는 “최근 서울과 부산 팬미팅 행사에서 실시한 이런 혁신 방안들이 성공적으로 평가돼 앞으로 해외 공연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공연장 인근에서 공연을 단체 관람하는 ‘라이브 뷰잉’, 집에서 휴대폰과 PC를 통해 생생한 현장을 느낄 수 있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 등도 확대할 계획이다.
팬들과 소통하는 플랫폼 혁신
고객 경험 혁신의 또 다른 중심축은 플랫폼이다. 팬 커뮤니티 ‘위버스’, 팬 커머스 ‘위플리’ 등 플랫폼을 통해 더욱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위버스는 아티스트와 팬 중심으로 설계한 커뮤니티 서비스, 위플리는 아티스트 관련 상품 구매 환경을 개선한 커머스 플랫폼이다. 이들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히트 자회사 비엔엑스의 서우석 대표는 “지난 6년간 방탄소년단 팬클럽 회원이 150만 명 수준이었지만 위버스가 출범한 뒤 지난 2개월간 200만 명 이상으로 늘었다”며 “세계 229개국에서 위버스에 접속하고 하루 80만 명이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 대표는 “위플리에서도 온라인 접속 속도와 배송비 등 장벽을 허물어 특정 상품의 해외 구매율이 20%에서 48%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빅히트는 앞으로 위버스와 위플리를 통합 관리해 전 세계 고객이 같은 가격으로 동일한 경험을 즐기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팬들이 아티스트와 소통하고 티켓 구입부터 숙박까지 한 번에 결제할 수 있도록 협력사들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브랜드와 스토리텔링 IP 사업 강화
방 대표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브랜드 IP(지식재산권)·세계관 IP’, ‘스토리텔링 IP’를 이용한 사업에 주목했다. 아티스트를 통해 생성한 브랜드의 가치를 높여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이를 영속적인 브랜드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방 대표는 국내 유명 드라마 제작사와 함께 방탄소년단 세계관에 기반을 둔 드라마를 제작해 내년 하반기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드라마는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가 초창기 만나던 시절을 담는다. 올해 초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세계관을 담은 소설 ‘화양연화 더 노트’를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출간해 위플리에서만 20만 권을 판매했다. 웹툰으로도 제작해 북미 시장에서만 3000만 뷰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의 스토리텔링 IP를 활용한 신작 게임 프로젝트도 넷마블과 함께 준비 중이다. 지난 6월 출시한 게임은 33개국에서 인기도 1위에 올랐다. 방 대표는 “음악과 아티스트 브랜드를 소비재, 오프라인 공간 산업으로 확장해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겠다”며 “신뢰할 파트너와 함께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IP산업의 성공 방정식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