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류층 편견·탐욕에 맞선 유쾌한 조롱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 원작
국립극단 '스카팽' 다음달 공연
17세기 프랑스 극작가 몰리에르(본명 장 바티스트 포클랭)의 대표작 ‘스카팽의 간계’가 신체극에 정통한 임도완의 각색·연출로 재탄생한다. 국립극단이 다음달 4일부터 29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극 ‘스카팽’(사진)이다.

몰리에르는 ‘인간 혐오자’ ‘수전노’ 등을 통해 단순한 웃음을 넘어 인간의 본성을 본질적으로 파헤친 프랑스 고전 희극의 거장이다. 교육 제도, 성직자의 위선 등 다양한 사회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했다.‘스카팽의 간계’는 몰리에르가 즉흥적인 노래와 춤 등을 중시하는 이탈리아 희극 장르인 ‘코메디아 델라르테’를 연구해 쓴 작품이다. 주인공 스카팽 캐릭터도 코메디아 델라르테에 등장하는 익살스러운 하인 ‘스카피노’에서 유래했다. 극은 스카팽이 주인 제롱트를 골탕 먹이며 지배계층의 편견과 탐욕을 조롱하는 내용이다. 부유층인 아르강트와 제롱트가 자식들의 정략결혼을 약속하고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부모의 정략결혼 약속을 알게 된 자식들은 제롱트의 하인 스카팽에게 도움을 청하고, 스카팽은 유쾌한 계략을 펼쳐 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원작과 달리 작가 몰리에르가 화자로 무대에 등장해 극을 이끌고,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과 노래가 더해진다. 연출을 맡은 임도완 서울예술대 교수(극단 사다리움직임연구소 소장)는 마임과 신체의 움직임을 적극 활용한 신체극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임 교수는 “극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에 각자 독특한 움직임을 부여해 고유의 색을 입힐 것”이라며 “프랑스 코미디는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인식을 깰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와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배우 이중현이 스카팽, 성원이 몰리에르를 연기하고 박경주, 이수미 등 국립극단 시즌 단원들이 함께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