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에 '조국 지지' 전단 살포한 전대협? 이념 갈등으로 번지는 조국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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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으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대협’이라고 자칭하는 보수 성향의 단체가 서울대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비판하는 전단지를 대량 살포했다.
지난 21일 오후 10시께 ‘전대협’이라고 소개한 청년 20여 명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에 나타나 “자랑스러운 조국 교수님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가열차게 지지한다!”라는 대자보 수십 여장을 붙였다. 이들은 이날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조국 교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두루 섭렵한 융복합 인재다”라며 “전대협은 대자보 2만장, 전단지 20만장, 현수막 50장을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붙인 대자보에는 북한의 홍보문구에서 보이는 서체와 ‘가열차게’ ‘발탁하시었다’ 등 북한식 표현들이 두드러졌다.언뜻 보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단체로 보이지만 대자보에 담긴 내용은 반대였다. “‘2019 부끄러운 동문 1위’에 오르신 조국교수님”, “최순실을 넘어선 조국 교수님의 딸사랑” 등 조 후보자의 행적을 풍자하는 내용들이 대자보에 담겼다. 이 단체는 대자보에서 ‘전대협본부. 서울대학교 지부’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은 1987~1993년 활동했던 진보계열 학생운동단체다. 과거 북한을 추종하는 것으로 비판받기도 했던 단체 이름을 따서 보수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서울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스누라이프’에선 신(新) 전대협의 전단지 살포를 비판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비판은 좋지만 전단지를 살포해 학교에 쓰레기를 만들었다”며 해당 단체의 행동을 비판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해당 전단지와 대자보는 학교 측의 허가를 받지 않은 홍보물이었다. 한 서울대 재학생 최모씨(27)는 “조국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해야 하는데 후보자 비판에 이념 갈등이 소재로 쓰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캠퍼스 청원경찰들이 밤새 순찰을 돌아 오전 7시께 전단지 대부분을 수거했다”며 “학내 현수막 설치 규정에 따라 허가받지 않은 현수막도 모두 철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지난 21일 오후 10시께 ‘전대협’이라고 소개한 청년 20여 명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정문에 나타나 “자랑스러운 조국 교수님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가열차게 지지한다!”라는 대자보 수십 여장을 붙였다. 이들은 이날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조국 교수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두루 섭렵한 융복합 인재다”라며 “전대협은 대자보 2만장, 전단지 20만장, 현수막 50장을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이 붙인 대자보에는 북한의 홍보문구에서 보이는 서체와 ‘가열차게’ ‘발탁하시었다’ 등 북한식 표현들이 두드러졌다.언뜻 보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지지하는 단체로 보이지만 대자보에 담긴 내용은 반대였다. “‘2019 부끄러운 동문 1위’에 오르신 조국교수님”, “최순실을 넘어선 조국 교수님의 딸사랑” 등 조 후보자의 행적을 풍자하는 내용들이 대자보에 담겼다. 이 단체는 대자보에서 ‘전대협본부. 서울대학교 지부’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은 1987~1993년 활동했던 진보계열 학생운동단체다. 과거 북한을 추종하는 것으로 비판받기도 했던 단체 이름을 따서 보수단체가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서울대 커뮤니티 사이트인 ‘스누라이프’에선 신(新) 전대협의 전단지 살포를 비판하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비판은 좋지만 전단지를 살포해 학교에 쓰레기를 만들었다”며 해당 단체의 행동을 비판하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실제 해당 전단지와 대자보는 학교 측의 허가를 받지 않은 홍보물이었다. 한 서울대 재학생 최모씨(27)는 “조국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해야 하는데 후보자 비판에 이념 갈등이 소재로 쓰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캠퍼스 청원경찰들이 밤새 순찰을 돌아 오전 7시께 전단지 대부분을 수거했다”며 “학내 현수막 설치 규정에 따라 허가받지 않은 현수막도 모두 철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