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방침에도…서울 집값 상승세 지속

감정원, 이번주 0.02% 올라
재건축 '관망'…신축 '풍선효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침이 발표된 이후에도 서울 부동산 가격은 상승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규제의 직격탄을 맞은 재건축 수요는 줄었지만 풍선효과로 기존 신축 아파트에 매수세가 옮겨붙은 까닭이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번주(19일 기준) 서울의 주간 아파트 가격은 0.02% 상승했다. 지난 12일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발표가 나온 이후 재건축 수요가 대거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전주 상승률을 유지했다. 강남 등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신축과 역세권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강남 4구는 모두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송파구와 강동구는 각각 0.02% 올라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서초구는 0.04%, 강남구는 0.02% 올랐다. 두 지역 모두 전주보다 0.01%포인트씩 상승률이 낮아졌지만 오름세는 이어갔다. 2015년 입주한 래미안대치팰리스 등이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대치동 S공인 관계자는 “가격 상승세만 따지면 작년을 뛰어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축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고 있는 마포구는 이번주 0.05% 상승해 자치구 중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상승폭은 전주와 같았다.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4단지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15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0.04%)와 중구(0.03%) 영등포구(0.03%) 등 8개 자치구는 전주보다 상승폭을 더 키운 것으로 집계됐다.경기에서는 광명시와 과천시가 들썩이는 모습을 보였다. 과천시는 전주 0.34%에서 이번주 0.37%로, 광명시는 0.18%에서 0.21%로 상승폭이 커졌다. 재건축 단지는 대체로 보합이었지만 일부 신축이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전셋값은 0.05% 상승해 전주(0.04%)보다 더 올랐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겹친 데다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청약 대기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초구(0.18%) 영등포구(0.13%) 동작구(0.12%) 등이 크게 상승했다. 연내 1만 가구의 ‘입주 폭탄’이 예정된 강동구도 0.03% 오르며 10개월 만에 플러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이주 및 학군 수요에 저렴한 분양가를 기대하는 청약 대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전세가격 오름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