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에 소극 태도…美와 기싸움 하며 '안보이슈' 부각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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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최고인민회의 후 회담 복귀 전망…리용호 유엔총회 참석 전 실무협상 필요
북한이 한미군사연습 종료에도 당장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조기 재개가 어려워 보인다.북한은 2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의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와 F-35A 스텔스 전투기의 한반도 주변 배치를 언급하며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하여 심고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군사연습 종료 이틀 만에 나온 이런 입장은 사실상 북한이 당장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한미군사연습 종료 시점을 전후로 최근까지 여전히 북한이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런 연장선에서 특히 비건 대표가 방한 내내 대북 입장을 표명할 때마다 미리 준비해온 메모를 그대로 읽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대화에 머뭇거리는 북한을 향해 작심하고 협상재개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기대만큼 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우리는 김 위원장이 테이블로 나와 더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북한은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2∼3주 내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 협상을 외면하고 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친서를 보내왔다고 공개했다.그렇다고 북한이 북미 대화 자체를 외면하는 건 아니며 여전히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외무성 대변인도 담화에서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를 두고 뜸을 들이는 것은 추후 열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안전보장 문제를 핵심 의제로 테이블에 올리고 이를 기어이 실현하려는 명분 쌓기 과정으로 보인다.앞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안보우려 해소조치가 없이는 대화하더라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한미군사연습 기간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지도' 하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수차례의 무력시위를 강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북한 입장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 열리는 협상은 3차 북미정상회담뿐 아니라 향후 북미 비핵화 대화의 향방과 전망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하노이 노딜 이후 새롭게 시작하는 회담에서 미국을 압박해 자신들이 원하는 안보 우려 해소를 관철하려면 시작 전부터 미국의 인내심을 자극하며 기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오는 29일 올해 두 번째로 소집한 최고인민회의가 주목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헌법 개정과 김정은 2기 권력 집단을 전면 재편하고 올해 국가 예산도 의결했으나, 느닷없이 4개월여만에 다시 정기회의 개최를 발표했다.특히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대외정책에 대한 구상을 천명했다.
따라서 북한이 북미 대화를 계속 지연시키는 와중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여서 북미 협상을 염두에 둔 입장 표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이 최고인민회의가 끝나고 9월에서나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미 양국은 늦어도 9월 초에는 실무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9월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계기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실무협상 뒤에 북미 외교 수장 간 고위급회담이 열려야 보다 내실이 있는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군사연습 종료에도 당장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설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조기 재개가 어려워 보인다.북한은 2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의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와 F-35A 스텔스 전투기의 한반도 주변 배치를 언급하며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하여 심고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미군사연습 종료 이틀 만에 나온 이런 입장은 사실상 북한이 당장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설 의향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한미군사연습 종료 시점을 전후로 최근까지 여전히 북한이 대화 재개 신호를 보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이런 연장선에서 특히 비건 대표가 방한 내내 대북 입장을 표명할 때마다 미리 준비해온 메모를 그대로 읽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대화에 머뭇거리는 북한을 향해 작심하고 협상재개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기대만큼 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지 못했다"며 "우리는 김 위원장이 테이블로 나와 더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했다.북한은 지난 6월 30일 북미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 2∼3주 내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하면서 협상을 외면하고 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 협상 재개 의사를 밝혔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이 끝나자마자 협상을 재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친서를 보내왔다고 공개했다.그렇다고 북한이 북미 대화 자체를 외면하는 건 아니며 여전히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 외무성 대변인도 담화에서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북한이 북미 대화 재개를 두고 뜸을 들이는 것은 추후 열릴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다양한 형태의 안전보장 문제를 핵심 의제로 테이블에 올리고 이를 기어이 실현하려는 명분 쌓기 과정으로 보인다.앞으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미국의 안보우려 해소조치가 없이는 대화하더라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을 분명히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한미군사연습 기간 김정은 위원장의 직접 '지도' 하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수차례의 무력시위를 강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북한 입장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처음 열리는 협상은 3차 북미정상회담뿐 아니라 향후 북미 비핵화 대화의 향방과 전망을 좌우하는 중대한 고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하노이 노딜 이후 새롭게 시작하는 회담에서 미국을 압박해 자신들이 원하는 안보 우려 해소를 관철하려면 시작 전부터 미국의 인내심을 자극하며 기 싸움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오는 29일 올해 두 번째로 소집한 최고인민회의가 주목된다.
북한은 이미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 회의에서 헌법 개정과 김정은 2기 권력 집단을 전면 재편하고 올해 국가 예산도 의결했으나, 느닷없이 4개월여만에 다시 정기회의 개최를 발표했다.특히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대외정책에 대한 구상을 천명했다.
따라서 북한이 북미 대화를 계속 지연시키는 와중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여서 북미 협상을 염두에 둔 입장 표명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북한이 최고인민회의가 끝나고 9월에서나 회담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미 양국은 늦어도 9월 초에는 실무협상이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9월 하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계기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실무협상 뒤에 북미 외교 수장 간 고위급회담이 열려야 보다 내실이 있는 협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