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슬로바키아 국경 산맥 덮친 뇌우에 최소 5명 사망(종합)

"등산객 안전용 쇠사슬 덮친 벼락으로 다수 감전"…부상자도 100여명 달해
폴란드와 슬로바키아 국경에 위치한 타트라 산맥 일대에서 갑작스러운 뇌우로 어린이 등 5명이 숨지고 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22일(현지시간) AP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낮 폴란드 남부의 유명 관광지인 타트라 국립공원내 기에본트 봉(峰·해발 1천894m) 등 곳곳에 벼락이 떨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맑던 하늘에 갑자기 뇌우가 밀려왔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기에본트 봉 중턱에 있었던 한 관광객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맑은 하늘에 천둥이 쳐서 제트기 폭음인 줄 알았다. 하지만 곧 번개가 치기 시작했고, 폭우와 함께 사방에서 천둥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폴란드 측에선 어린이 2명을 비롯해 최소 4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시각 슬로바키아 지역에서도 체코 국적의 관광객 한 명이 산봉우리에 떨어진 벼락에 감전돼 수백m 아래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밖에 크고 작은 화상과 타박상 등을 입어 헬리콥터 등으로 후송된 부상자도 100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당국은 기에본트 봉 정상과 주변에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한 쇠사슬에 벼락이 떨어진 탓에 피해가 더욱 컸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산악구조대장 얀 크지슈토프는 "쇠사슬을 따라 전류가 흐르는 과정에서 (쇠사슬을 잡고 있던 사람) 모두가 감전됐다"고 말했다. 크라쿠프 주정부 등 관련 당국은 정확한 피해 상황이 파악되면 사상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인근 자코파네 지역으로 옮겨진 부상자들을 만난 뒤 "중화상을 입거나 낙석 등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진 이들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는 기에본트 봉에 낙뢰가 떨어져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던 1937년 이후 타트라 산맥에서 벌어진 최악의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현지 구조 당국은 23일 타트라 산맥 내 여타 지역으로 수색 범위를 늘려 알려지지 않은 피해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