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아르헨티나 대표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 평론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1899년 8월 24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영국 출신인 친할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스페인어와 함께 영어도 익혔다.

보르헤스는 1914년 아버지의 눈 치료를 위해 스위스 제네바로 이주했다. 집안에 시력이 점차 떨어지는 유전적 질환이 있었기 때문이다. 1921년 아르헨티나로 돌아온 그는 첫 시집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열기>(1923)를 포함해 <정면의 달>(1925), <내 희망의 크기>(1926) 등 시집과 산문집을 냈다.이후 보르헤스는 여러 신문과 잡지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1935년 첫 소설집 <불한당들의 세계사>를 발간했다. 그의 대표작인 <픽션들>(1944), <알레프>(1949) 등도 잇따라 내놓았다. 그는 허구를 주제로 가상과 실재, 기억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등 현대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설 <장미의 이름>으로 유명한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현대 작가로 보르헤스를 꼽았다.

보르헤스는 1955년 아르헨티나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취임했다. 오랫동안 약시(弱視)로 고생해온 그는 이 시기에 시력을 거의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1961년 제1회 포르멘토르상과 1980년 스페인의 세르반테스상을 수상했다. 세계 각지로 강연을 다니던 그는 1986년 87세의 나이로 제네바에서 세상을 떠났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