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중국·SUV 바람 타고 살아난 車부품주…현대모비스·만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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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자동차 부품 관련주가 오랜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며 하반기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호조 등으로 반등 채비를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 상장된 81개 중소형 車부품사
2분기 매출 6.3% ↑· 영업이익 8.5% ↑
국내 증시에 상장된 81개 중소형 자동차 부품사의 지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8.5% 증가했다. 영업이익 규모는 2017년 1분기 이후 가장 컸다. 주가도 증시 전반이 대내외 악재로 위축된 가운데 비교적 탄탄한 흐름을 보였다.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자동차 관련주로 구성된 KRX자동차지수는 올 6월 이후 지난 23일까지 1.46% 올라 같은 기간 4.58% 하락한 코스피지수보다 나은 성과를 냈다. 이 기간 만도(15.44%)와 현대모비스(11.29%) 등 상당수 부품주가 상승했다.
자동차 부품주는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본격화된 2017년부터 실적이 크게 악화하면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올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자 “시련의 계절은 지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대모비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보다 13% 더 많았고, 만도 등도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증권업계는 부품주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크게 낮아진 점을 실적 개선 요인으로 꼽았다. 2분기 현대자동차의 중국 출하량은 전년 대비 33.9%, 기아자동차는 24.2% 감소했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대형 부품사뿐 아니라 현대·기아차의 2~3차 협력 업체들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췄다”며 “추가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중국의 소비 부양책 등 긍정적 뉴스가 전해질 경우 강하게 반등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의 SUV 판매가 크게 증가한 점 역시 실적 개선 추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출시된 SUV가 잇따라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평균 부품 단가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향후 1~2년간 현대·기아차의 SUV 라인업 확대와 함께 부품사의 밸류체인(가치사슬) 정상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 만도 등 대형 부품사와 함께 서연이화, 성우하이텍, 화신, 세종공업 등 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저평가된 종목들을 추천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송관종 파트너는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SUV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만큼 관련 자동차 부품주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