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장외투쟁…나경원 "조국 후보자 위선적, 청문회보다 특검 먼저"

한국당 장외투쟁
지난 24일 대규모 광화문집회
"조국사퇴·文대통령 사죄" 총공세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을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집중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은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살리자 대한민국! 문(文)정권 규탄 광화문 집회'라는 이름으로 집회를 열었다. 이는 지난 5월 25일 같은 곳에서 개최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규탄 집회 이후 91일 만이다.주최 측인 한국당은 이날 집회에 10만여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앞 인도와 도로, 광화문광장을 메운 참가자들은 '조국은 사퇴하고 문재인은 사죄하라', '조로남불 위선정권', '이게 나라냐?'라고 적힌 피켓과 소형 태극기 등을 흔들었다.

당초 장외집회 재개에 당내 회의론도 있었지만, 조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 격돌에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날 오전 북한 발사체 발사가 겹치면서 현장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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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를 비롯해 연단에 오른 한국당 인사들은 현 정부를 향해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또 보수 통합을 바탕으로 한 내년 총선 승리, 나아가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황교안 대표는 "말과 행실이 다른 조 후보자를 민정수석으로 쓰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며 현 정권을 '엉터리 정권', '가짜 정권', '거짓말 정권', '적폐 정권'이라고 몰아세웠다.

그는 "자유 우파 정당이 총선에서 진 것은 분열 때문"이라며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앞장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황 대표의 연설 도중 한 남성이 무대에 난입했다가 제지당하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이 남성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벙어리'라는 표현을 쓴 황 대표를 향해 '장애인 비하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연설은 차질 없이 진행됐으며, 황 대표가 연설 말미에 빨간 망치로 무대에 놓인 파란 박스를 내려치자 태형 태극기가 상공으로 날아오르는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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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연단에 오른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 후보자는 위법적이고 위선적인 후보"라며 "청문회보다는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먼저다. 그냥 검찰 수사는 믿기 어렵다. 특검이 먼저다"라고 날을 세웠다.

지도부에 앞서 지난 2월 황 대표와의 당권 경쟁에서 패한 김진태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김 의원은 "국가전복을 꿈꾸던 사람을 법무부 장관에 앉힌다고 하면 이걸 나라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제가 태극기 원조다. 이번 일은 태극기 말고 우리도 촛불을 들자"고 외쳤다.

오 전 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엄중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분열의 대통령, 반쪽짜리 대통령, 증오와 보복의 대통령 문재인은 국민께 사죄하고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집회에서는 청년 연사들이 나와 조 후보자 딸의 특혜 입시 의혹 등을 규탄하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육군 중장 출신 신원식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자문위원은 지소미아 종료를 맹비난하며 문 대통령 하야와 탄핵을 주장하기도 했다.

광화문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청와대 인근인 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 행진해 애국가를 부르고 문재인 정부와 조 후보자에 대한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이날 집회에선 광화문광장 우리공화당 천막 쪽 인파가 일부 섞인 듯 성조기를 흔드는 참가자나,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상품을 파는 좌판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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