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커지는 'R의 공포'…韓銀, 금리 또 내릴까

오상헌 경제부 차장
이번주에도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할 메뉴는 ‘정치 뉴스’가 될 전망이다. ‘현 정권 실세’인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야당 및 언론의 검증과 ‘전 정권 사령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예고돼 있어서다.

국회는 ‘8·9 개각’에 따른 장관 및 장관급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이번주부터 연다. 29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국회 검증대에 오른다.관심의 초점인 조 후보자의 청문회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여야가 청문회 일정과 방식 등을 놓고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서다. 청문회가 언제, 어떤 형식으로 진행되든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국회에 쌓여 있는 수많은 민생현안 처리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9일에는 대법원이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 선고를 내린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기소된 지 각각 2년4개월과 2년6개월 만이다. 핵심 쟁점은 이 부회장 측이 최씨 측에 건넨 말 세 마리 구입비 36억원을 뇌물로 봐야 할지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이번 판결은 정치권뿐 아니라 국내외 경제계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대법원 판단에 따라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컨트롤 타워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삼성을 비롯한 국내 재계에 또다른 시름을 안겨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같은 날(29일) 정부는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2020년 정부 예산안’을 확정한다. 큰 틀의 그림은 이미 공개됐다. 전체 예산 규모는 올해(470조원)보다 9%가량 많은 513조원 안팎이다. 소재·부품·장비산업을 지속적으로 키우기 위해 관련 특별예산을 신설, 매년 2조원 이상 투입한다는 내용도 담긴다. 다음달 3일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초(超)슈퍼 예산’에 따른 재정 건전성 논란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30일(금요일)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정한다. 지난달 18일 금통위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1.75%에서 연 1.50%로 한 차례 내린 만큼 상당수 전문가는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제보복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R(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커진 만큼 금통위가 전격 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동결하더라도 올해 두 번(10월 17일, 11월 29일)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때 추가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통계청은 같은 날(30일) 7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생산과 소비가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돌아섰느냐 여부가 관심사다. 6월 전체 산업생산은 전달 대비 두 달 연속 줄었고, 소비도 감소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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