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수익성·R&D 투자…삼성SDI, 배터리 3社 중 최고

상반기 영업익 유일하게 흑자
삼성SDI가 올 상반기 2차전지 부문 수익성과 연구개발(R&D) 투자에서 경쟁사인 LG화학·SK이노베이션을 앞질렀다. 공격적 영업과 R&D 투자로 고객사를 늘리는 동시에 작업 표준화 등으로 수익성을 관리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 상반기 배터리 부문에서 매출 3조5551억원, 영업이익 949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작년 상반기 대비 12.9% 늘었고, 영업이익은 17.2% 줄었으나 ‘배터리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

LG화학은 매출에선 33.6% 늘어난 3조6595억원으로 1위를 달렸으나 275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290억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 2754억원, 영업손실 1540억원에 그쳤다. 후발주자인데다 아직 수익성이 낮은 중대형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SDI는 R&D 투자에서도 돋보였다. 삼성SDI의 상반기 R&D 지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2% 증가한 3497억원으로 집계됐다. 배터리와 전자재료 등 회사 전체의 R&D 투자 합계다. 전체 매출에서 R&D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R&D 집약도)이 7.4%에 달했다.LG화학은 전체 R&D 규모에선 5449억원으로 3사 중 가장 컸다. 그러나 R&D 집약도는 3.9%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R&D 투자는 976억원(R&D 집약도 0.4%)으로 나타났다. 3사 모두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에 전체 R&D 예산의 상당 부분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완성차업체 등 주요 고객사들과 진행하고 있는 장기 프로젝트를 설계부터 계약, 납품까지 단계별로 세분화해 수익성 관리에 나선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재료 가격을 배터리 공급가에 반영해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품질 표준화, 물류 자동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