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두대간 산지까지 훼손"…풍력발전 밀어붙여선 안된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산림청과 더불어민주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환경과 공존하는 육상풍력발전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국유림 내 인공조림지와 숲길에도 육상풍력발전 사업을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환경과 공존하기는커녕 산지만 더 훼손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지지부진한 육상풍력 사업의 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수익을 공유하는 주민참여형 사업을 대폭 확대한 것도 소음·진동·전자파 해결을 호소하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다. 무슨 방법을 동원하든지 원전 대신 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정부 의도가 엿보인다.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를 지지해온 환경단체들조차 정부 계획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자연환경을 생태적 가치 등에 따라 나눈 생태·자연도 1등급 권역에까지 육상풍력을 허용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됐다” “육상풍력발전 부지가 백두대간 꼭대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등 풍력도 ‘제2의 산지 태양광’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정부는 풍력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하지만,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 보급만 늘리면 태양광처럼 외국산 잔치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누구를, 무엇을 위한 풍력이냐는 비판이 쏟아지는 것도 당연하다.

무리한 탈(脫)원전 및 재생에너지 확대의 부작용이 끝이 없다. 환경단체들이 뒤늦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지만, 탈원전 정책은 정부와 환경단체의 합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육상풍력 사업을 재검토하는 수준으로는 문제를 해결한 수 없다. 잘못된 에너지 정책의 근본 수술이 필요하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 2040년까지 30~35%로 높이겠다는 비현실적인 목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