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학살' 2주년 맞아 로힝야족 최대 20만명 대규모 집회

방글라데시 내 세계 최대 난민시설서…시민권·안전보장 거듭 촉구
'로힝야 학살 사태' 2주년인 25일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에 거주하는 로힝야족이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아이와 여성들이 포함된 로힝야족 난민 20만명가량은 이날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인근 세계 최대 난민수용 시설인 쿠투팔롱 난민촌에서 '로힝야 대량 학살' 2주년 기념 집회를 가졌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 로힝야족이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구호 기관들이 세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검은 깃발과 함께 "벵갈리는 거부한다, 로힝야를 원한다" 등을 외치며 동참했다.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계 불법 이민자를 뜻하는 '벵갈리'로 부르면서 시민권을 주지 않고 있다.

로힝야 난민들은 이날 집회에서 송환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시민권 부여와 안전 보장 등을 미얀마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집회 지도부 중 한 명인 무힙 울라는 "시민권을 원하고 우리 권리 및 우리의 집과 땅을 되찾길 원한다는 점을 전 세계에 말하고 싶다"면서 "미얀마는 우리나라며, 우리는 로힝야족"이라고 강조했다. 방글라데시 경찰 관계자는 AFP 통신에 "20만명가량의 로힝야족이 유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로운 집회에 참석했다"고 말했다.

다만 AP통신은 이날 집회 인원이 최소 5만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이날 2주년 기념 집회가 열린 쿠투팔롱 난민 캠프는 로힝야족 60만명가량이 거주 중인 세계 최대의 난민수용 시설이다. 방글라데시에는 2년 전 미얀마군의 토벌을 피해 피신한 74만여명, 이에 앞서 미얀마를 탈출한 20여만명 등 100만명에 가까운 로힝야족이 비좁고 비위생적인 난민촌 30여곳에서 생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