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미중 분쟁 더 격화할 것…증시 최악의 환경"

한국투자증권은 26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당분간 더욱 격화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최악의 환경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박소연·최설화 연구원은 "중국은 이제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내부 개혁과 구조조정에 집중하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이 홍콩 시위, 무역전쟁 등 어지러운 시국에 중국의 서북부 빈곤지역을 시찰한 것을 보면 현재 중국의 지도부는 화해나 협상보다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당분간 양국 간 충돌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은 곧 미국에 대응한 블랙리스트를 발표하고 추가 위안화 절하를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중국의 보복 관세에 트럼프가 맞대응에 나서며 관세 철회나 유예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고 이제 미중 무역분쟁은 이른바 '치킨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주식시장 입장에선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지난 주말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적극적인 부양 의지를 표현하지 않아 통화정책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이렇게 되면 통화정책 변화보다는 미중 관세 치킨게임의 종료 여부가 주식시장의 진짜 바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 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가시화함에 따른 실질적인 영향은 업종별로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9월 1일부터 미국에서 대중 관세 비중이 제일 많이 늘어나는 업종은 신발과 섬유·의복"이라며 "공급망 이동이 빨라질 수 있어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둔 한국 업체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IT의 경우에는 부품과 완제품 부문에서 받는 영향이 각각 다를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산 IT 완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한국의 IT 부품·소재 업체들은 타격을 입지만 스마트폰이나 PC, TV,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세트 업체들은 중국산에 대한 대체 수요로 수혜가 가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