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도 합류…불붙은 '테헤란로 커피전쟁'

블루보틀 열풍 테헤란로 휩쓸까

파스쿠찌, 伊 커피에 맥주도 판매
할리스, 첨단 핸드드립기기 배치
프랜차이즈들 차별화 매장 승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에서 역삼·선릉·삼성역에 이르는 테헤란로가 커피 브랜드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선릉역 인근 포스코빌딩의 테라로사부터 로봇 카페, 스페셜티 카페까지 600여 개의 크고 작은 카페가 영업 중이다. 최근 대형 브랜드들이 새로 점포를 내거나 새 단장을 하고 있다. 블루보틀도 ‘테헤란로 커피전쟁’에 뛰어들었다. 지난 23일 강남N타워 1층에 국내 3호점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파스쿠찌도 지난 6월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 ‘파스쿠찌 프레미오’(사진)의 영업을 시작했다. 스타벅스는 강남역에서 선릉역에 이르는 지역에 매장을 14개나 운영 중이다.

블루보틀 오피스상권 첫 점포 성공할까시장의 관심은 블루보틀의 첫 강남 매장인 역삼점의 성공 여부에 쏠려 있다. 블루보틀 역삼점이 들어선 강남N타워의 지하 2층엔 로봇이 내려주는 핸드드립 커피로 유명한 ‘라운지X’가 자리 잡고 있다. 광화문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끈 수수커피도 이 건물 1층에 2호점을 냈다. 2층엔 빌리엔젤이 대형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블루보틀 역삼점은 ‘커피와 함께하는 도심 속 오아시스’를 표방하고 있다. 내부 기둥은 대나무로 제작했고, 창 너머에도 대나무를 심어 숲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직장인들을 겨냥해 영업시간(오전 7시30분~오후 8시30분)을 성수점보다 1시간, 삼청점보다는 3시간 늘렸다.

역삼점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블루보틀의 철학인 ‘느린 커피’가 바쁜 직장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블루보틀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커피 마니아들을 테헤란로 일대로 불러 모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웨이크필드코리아의 김성순 전무는 “광화문 등에 비해 커피업계에선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테헤란로 상권이 블루보틀 입점 등을 계기로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파스쿠찌·할리스커피도 차별화

이 거리에서 14개 점포를 운영 중인 스타벅스 외에 파스쿠찌, 할리스커피 등도 테헤란로 상권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파스쿠찌는 500호점 ‘파스쿠찌 프레미오’를 역삼역 근처에 열었다. 이탈리아 가정의 필수품으로 통하는 모카포트 전용 바를 설치해 이탈리아식 커피 메뉴를 팔고 있다. 저녁엔 직장인들이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수제맥주와 간단한 안주도 판매한다.

할리스커피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동시에 5잔, 1분에 70잔 이상 핸드드립 커피를 내릴 수 있는 ‘푸어스테디’ 기기를 테헤란로 상권에 집중적으로 넣었다. 할리스커피가 국내에 도입한 푸어스테디 6대 중 3대가 이 지역 점포에서 운영되고 있다.광화문 여의도에 밀리던 3등 상권

테헤란로 상권은 작년 테라로사가 선릉역 포스코센터에 문을 열며 커피업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포스코의 철을 소재로 한 인테리어와 거대한 북카페를 연상시키는 규모를 갖췄다. 찾아가고 싶은 카페로 소문이 났다. 이어 스타벅스 등이 매장 강화에 나섰고 최근 블루보틀이 매장을 내며 광화문 여의도 못지않은 커피 상권으로 떠올랐다. 고소득 직장인들의 비즈니스 미팅이 활발한 지역인 만큼 짧은 시간에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기에 적합한 곳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