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부족한데 최저임금 올라…2~3년내 中에 따라잡힐 수도"
입력
수정
지면A3
설필수 반월도금조합 이사장
뿌리기업도 살아남으려면 자동화·첨단화 투자 나서야

지난 23일 경기 안산시 반월도금일반산업단지에서 만난 설필수 반월도금사업협동조합 이사장(유일금속 대표·사진)은 제조 뿌리산업의 현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급격한 임금 인상, 지속적인 일감 감소, 엄격해진 환경법 등 각종 규제와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으로 국내외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진단도 덧붙였다.도금(표면처리)은 휴대폰과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작업이다. 스마트폰에서 도금공정이 거의 사라졌다. 국내 전자제품 상당수는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돼 도금 일감 자체가 줄었다. 자동차는 수년째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설 이사장은 “중국 표면처리 업체에 가보면 막대한 자금으로 독일 등지에서 대규모 첨단 기계를 들여와 작업하고 있다”며 “생산단가가 낮은 것은 물론이고 기술 수준도 2~3년 내 한국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화, 첨단화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어떻게든 일감을 만들어야 하는데 영세한 표면처리 업체들 중 투자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2016년 시흥 시화국가산단으로 이전한 플라스틱 사출 도금업체 A사는 지난 3년간 직원이 약 20명 줄었다. 공장을 자동화하고 시스템을 바꾸면서 단순 작업자들이 감소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최저임금이 약 38% 올랐는데 직원 수 감소로 상쇄시킨 셈이다. 공장 가동은 주 4회(월~목)만 하고 금요일부터 쉰다. 이 회사 한 임원은 “반월·시화에서 주 4일 근무하는 업체가 꽤 있다”며 “일감이 줄어 4일은 24시간(12시간 2교대) 돌리고 나머지는 쉰다”고 말했다.
안산=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