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딸' 의혹에 대학가 동시다발 압수수색…뒤숭숭한 캠퍼스

방학 기간 캠퍼스 곳곳 압수수색…"입학 후 대학 압수수색은 처음 봐"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대학 입학을 비롯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7일 여러 대학을 동시에 압수수색하자 캠퍼스 곳곳은 뒤숭숭한 분위기였다.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대 환경대학원과 고려대 입학처 등 여러 대학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딸 조모(28)씨의 입학, 장학금 수여 관련 기록들을 확보했다.

2학기 개강 전 방학 기간이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갑자기 들이닥친 수사관과 몰려든 취재진에 학생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캠퍼스에 견학을 온 외부인들은 신기한 눈으로 현장에 설치된 취재진의 카메라를 쳐다봤고, 일부 학생들은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압수수색 주변 상황을 지켜봤다.서울대 재학 중인 A(24)씨는 "입학하고 대학에서 압수수색을 하는 것을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뉴스에서만 보던 것을 직접 보니 신기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환경대학원 압수수색 후 학생 장학금 지급 업무를 담당하는 장학복지과에도 압수수색을 할 예정이라고 통보받았다"고 전했다.

압수수색 소식이 알려진 고려대 역시 뒤숭숭했다.검찰 수사관들은 이날 출근 시간 무렵 인재발굴처 사무실을 찾아 조 후보자 딸의 입학 의혹과 관련한 컴퓨터 자료 등을 확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나 수험생들이 입학 관련 문의를 하는 상담 전화는 기존대로 운영됐으나 어수선한 분위기 탓인지 인재발굴처 사무실로는 전화 연결이 어려웠다.

고려대 학생들 역시 놀란 분위기였다.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압수수색 속보 기사를 공유하는 글이 여러 개 보였고 인재발굴처 사무실 앞을 직접 가봤다는 '인증 댓글'도 보였다.

댓글을 단 한 이용자는 "제발 공명정대한 일처리로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주는 압수수색이 되기를"이라고 썼고, 또 다른 이용자는 "압수수색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도 종종 보였다.

한 이용자는 "법무부 장관이 거의 확실시되는 사람을 과연 털 수 있을까"라며 꼬집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처음부터 특검(특별검사)해야할 만한 사안이긴 했다고 본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 입학 당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고교 시절 2주간 인턴으로 참여하고 제1저자로 등재된 단국대 논문을 포함한 10여개의 인턴십·과외활동 경력을 기재했다.

이와 관련해 여러 경력의 활동 기간이 겹치거나 부풀려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은 조씨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 전인 2014년 한 학기 동안 다닌 곳으로, 재학 당시 장학금을 401만원씩 총 2차례 받아 장학금 부정수급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이날 서울대와 고려대 외에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단국대, 공주대 등 여러 대학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다.이처럼 여러 대학을 대상으로 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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