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 외교원장 "韓美동맹 굉장히 중요하나 국익에 앞설수없어"

"한미동맹 지소미아 하나에 흔들릴까…전적으로 中 적대하는 동맹엔 참여못해"
"'공인인증서'격인 지소미아, 언제든 재개가능…한미방위비협상 지렛대될수도"
최근 취임한 김준형 신임 국립외교원장은 27일 "한미동맹도 국익에 앞설 수는 없다"며 "건강한 동맹은 서로 비판할 수 있고, 서로 안 맞을 때는 경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한미동맹이 약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66년의 동맹이 일본하고 지소미아 하나 때문에 흔들리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이 굉장히,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하고의 동맹은 안보를 위한 것이지 미래에 중국과 대결을 위한 것이거나 대결 구조로 분단체제를 영속화하는 동맹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너무 부상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군사 협력은 좋지만, 전적으로 중국을 적으로 삼는 동맹은 참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지소미아를 온라인 금융거래에 필요한 공인인증서에 빗대며 "저쪽(일본)에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라고 하는 공인인증서를 (우리한테) 못 준다고 하니까 우리도 공인인증서를 못 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측과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이지 '파기'한 게 아니라며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 "얼마든지 가역적"이라고 말해 일본의 반응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소미아 연장을 원해왔던 미국의 뜻에 반하는 결정으로 조만간 개시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방위비 분담금을 '세일즈 포인트'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김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요구해 놓고 실제로 협상할 때는 현실적인 안을 가져오리라고 본다"며 "우리가 이번에 어떤 의미에서 미국 전략가들의 플랜과는 다른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다음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이후에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지위를 올리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build-up·세 강화)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다 전체 대화판이 깨질 수 있으니 "북한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