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뉴 S60, '노재팬' 수요 공략…美보다 1000만원 저렴

중형 세단 뉴 S60 가솔린·하이브리드 출시
친환경·가성비로 일본차 기피고객 공략


볼보자동차코리아가 8년 만에 디자인과 엔진 등을 모두 바꾼 중형 세단 '뉴 S60'을 국내에 출시했다. 미국보다 약 1000만원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며 한국 시장 공략의 의지를 내비쳤다.볼보자동차코리아는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신차발표회를 열고 뉴 S60의 국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뉴 S60은 전장 4760mm, 전폭 1850mm, 전고 1430mm의 외형을 갖췄다. 이전 세대 대비 125mm 길어지고 50mm 낮아져 역동적인 인상을 주는 동시에 공기저항도 줄였다.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는 동급 최고 수준인 2872mm로 넉넉한 실내공간도 확보했다.

최고출력 254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직렬 4기통 T5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속도는 시속 240km, 출발 후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6.5초에 불과하다.모멘텀, 인스크립션 2개 등급(트림)으로 출시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안전 사양인 인텔리 세이프, 첨단 운전자 보조기술 파일럿 어시스트 II 등은 전 트림에 기본 탑재됐다.

볼보는 뉴 S60을 미국보다 약 1000만원 저렴하게 선보여 수입차 시장 중형 세단 수요를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뉴 S60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제품, 모멘텀과 인스크립션 트림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모멘텀이 4760만원, 인스크립션은 5360만원으로 책정됐다.
볼보코리아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중형 세단 뉴 S60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공식 시판에 나섰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한국은 지난해 S60이 중국 미국 터키 다음으로 많이 팔린 국가”라며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감안해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한국이 중국과 미국 다음가는 S60 판매국가가 될 것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업계는 볼보가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일본 불매운동의 수혜를 보기 위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보다 판매량이 많은 미국 시장의 가격은 유지하면서 한국에서만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차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그 수혜는 현대차 푸조 캐딜락 등 일부 제조사에게 돌아갔고 볼보의 월별 판매량은 정체된 상태였다”며 “브랜드 이미지는 나쁘지 않았지만, 일본차와 구매층이 겹치지 않았던 탓”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매운동 장기화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반사이익을 노리려면 4000만~5000만원대에 성능도 합리적인 차량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볼보는 뉴 S60이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서 뛰어난 차량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나의 행복과 만족도를 우선하는 최근의 경향을 ‘나심비’라고 한다”며 “뉴 S60은 나심비와 가성비가 가장 뛰어나다”고 수 차례 언급했다.
볼보코리아가 2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중형 세단 뉴 S60을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공식 시판에 나섰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합리적인 가격에 시장도 반응하고 있다. 볼보코리아는 전날까지 뉴 S60 1717대의 사전계약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뉴 S60은 다음달 중순부터 연말까지 약 1000대가 인도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내년부터는 인도 물량을 2~3배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볼보코리아의 연간 판매 대수도 올해 처음으로 1만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지난해 볼보코리아는 약 8500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2019년 들어서는 이날까지 6975대가 팔렸다. 뉴 S60 출시 효과와 더불어 전년 수준의 판매량만 유지해도 1만대 판매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소비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서비스센터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4개였던 서비스센터는 올 연말 27개로, 정비대는 200개에서 238개로 늘어난다.업계 관계자는 “볼보가 가솔린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는 동시에 저렴한 가격과 서비스센터 확충 등으로 ‘가성비’를 높이고 있다”며 “일본차 소비자들의 주된 선택 이유는 가성비와 하이브리드였다. 이들에게 대체재가 되겠다는 의도”라고 봤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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