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돼지고기값 치솟자 '구매 제한'

아프리카 열병에 공급 대란
도매가격 한 달 새 26% 올라
일부 지역 '1인당 2㎏' 상한선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이 돼지고기 가격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8월 랴오닝성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중국 전역으로 번지면서 공급 부족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뛰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는 가격 상승에 따른 저소득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조금을 주는 한편 일부 지방정부는 1인당 살 수 있는 돼지고기 양을 제한할 방침이다.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3일 중국의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당 30.79위안(약 5230원)으로 전달보다 26% 올랐다. 지난달 돼지고기 값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7% 상승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후베이성과 안후이성, 쓰촨성, 푸젠성 등 29개 성 정부는 4월부터 저소득층이 돼지고기를 살 경우 매달 20~30위안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 이들 지방정부가 지금까지 지원한 보조금은 20억위안(약 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국 국가통계국 관계자는 “가격 상승이 부담되는 계층을 대상으로 돼지고기 가격 동향에 따라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1인당 돼지고기 구매 상한을 정했다. 푸젠성의 푸톈시는 다음달 6일부터 신분증을 갖고 와야 돼지고기를 살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1인당 구매량도 하루 2㎏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샤먼시는 1인당 구매량을 하루 2.5㎏ 이하로 정했다. 밍시현은 시내 4개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하루 돼지고기 판매량을 부위별로 100~200㎏으로 제한했다. 주민들은 1인당 한 번에 부위별로 1㎏까지만 살 수 있다.돼지고기 공급을 늘리기 위해 돼지 사육 농가에 대한 규제 철폐 등 정책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최근 양돈 농가의 사육 마릿수 제한을 폐지해 돼지고기를 대규모로 생산하는 농가를 육성하기로 했다. 저장성은 오는 12월 31일까지 새로 돼지를 키우면 마리당 500위안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다.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ASF가 중국 전역에서 발병하면서 중국의 돼지고기 공급량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 ASF로 중국에서 116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다. 중국의 한 해 돼지고기 소비량은 5700만t 정도인데 현재 2000만t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