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前사장 "김성태, 딸 취업 직접 청탁" 법정 증언

"김 의원이 계약직 딸 잘 봐달라자 이석채 회장이 정규직 채용 지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직접 딸의 계약직 취업을 청탁했다는 당시 KT 사장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또한 김 의원 딸의 정규직 채용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지시였다는 증언도 있었다.

2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KT부정채용 사건의 공판기일에서 증인으로 나선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당시 김 의원이 '흰색 각봉투'를 건네면서 "딸이 스포츠체육학과를 나왔다.갓 졸업했는데 KT 스포츠단에 경험 삼아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이걸 받아와야 하나 고민했다"며 "어쩔 수 없이 받아와서 계약직이라도 검토해서 맞으면 인턴, 계약직으로 써주라고 KT 스포츠단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서 전 사장은 이듬해 김 의원 딸의 2012년 하반기 대졸 공채 부정합격이 이석채 회장의 지시였다고 증언했다.2011년 김성태 의원은 서 전 사장을 통해 이 전 회장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KT 농구단 이야기가 나오자, 이 전 회장에게 "딸이 KT 스포츠단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하니 잘 부탁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서 전 사장은 "이 전 회장은 '서 사장이 잘 챙겨봐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서 전 사장은 2012년 10월 이석채 당시 회장으로부터 "김성태 의원이 우리 KT를 위해 열심히 돕는데, 딸이 정규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해보라"는 지시를 받아 이를 당시 경영지원실장(전무)에게 전달했다.
당시 김성태 의원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으로서 이석채 전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 채택에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내던 때다.

검찰 수사 결과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의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KT 스포츠단에 입사해 일하다 2012년 KT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해 정규직이 됐다.

김 의원의 딸은 공채 서류접수가 끝난 지 약 한 달이 지난 뒤에야 지원서를 이메일로 제출했고, 인적성 시험 결과도 불합격이었으나 합격으로 뒤바뀌어 최종 합격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서 전 사장이 혼자 결정하고 뒤집어씌우는 것"이라며 "나는 부정채용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고, 서 전 사장이 KT 노사 문제를 해결하려고 국회를 접촉해야 했는데 김성태 의원밖에 접촉할 수 있는 창구가 없어 무리하게 김 의원 딸을 채용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그러면서 "(서 전 사장이) 일을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스마트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김 의원 딸을 무리하게 진행하면서 나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이와 관련해 서 전 사장은 이날 법정에서 "제가 회사 일을 하는데 회장 모르게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