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토벤 '안단테 파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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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베토벤의 피아노곡 중에 ‘안단테 파보리’(1805)라는 흥미로운 제목의 소품이 있다. ‘파보리(favori)’는 사랑 또는 호감이란 뜻의 이탈리아어다. 작곡가가 좋아한 느린 곡이란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의 유력한 후보인 요세피네 브룬스비크에게 헌정된 걸로 보면 그 연심을 담았다는 상상도 가능하다.
이 곡은 당초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의 2악장으로 작곡됐다. 그런데 2악장으로는 좀 길고 특이한 구조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결국 별도의 독립된 곡으로 남았다. 구조상의 특이점은 에피소드를 사이에 두고 주제가 반복되는 론도의 면모와 주제 자체가 변화하는 변주곡의 면모를 동시에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소품에서조차 정형화된 형식을 넘어 자유자재의 솜씨를 드러내는 베토벤의 대가다움에 감탄하게 된다. 물론 곡 자체의 분위기는 소나타의 2악장으로 착상된 곡답게 차분한 아름다움을 담고 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