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자카르타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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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자바섬에 있는 항구도시다. 17세기 네덜란드 동인도회사가 무역 거점으로 삼기 전까지는 한적한 어촌이었다. 지금은 인구 1100만여 명의 거대 도시가 됐다. 면적은 660㎢로 서울보다 조금 넓다. 한국의 수도권 절반 넓이인 대도시권역(6400㎢)에는 3100만 명이 산다. 국토 면적의 0.3%에 불과한 이 지역에 전체 인구 2억6600여만 명의 10% 이상이 몰려 있다.
어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수도를 보르네오섬의 동(東)칼리만탄으로 옮기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1945년 독립 후 74년 동안 정치·경제 중심지였던 수도를 1300㎞나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요인은 심각한 인구 과밀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60억달러(약 7조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인구가 많은 만큼 주택난과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낡은 오토바이와 자동차 매연 때문에 대기오염도 심하다. 지반이 약해 지하철 공사가 늦어진 탓에 올 3월에야 한 개 노선이 개통됐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지반이 매년 평균 7.5㎝씩 내려앉는 바람에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졌다.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자카르타는 해발고도가 평균 7.92m에 불과해 홍수와 쓰나미 등에 약하다. 바다와 맞닿은 늪지대인 데다 도시 곳곳에 13개의 강이 얽혀 있어 우기 때마다 물난리로 몸살을 앓는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지진 피해까지 자주 겪는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 이전과 관련해 “새 도시는 지진과 쓰나미, 홍수, 화산 등 재난 위험이 적고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앙에 있어 인구분산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뉴욕과 워싱턴DC를 모델로 삼아 자카르타는 비즈니스 도시로 키우고 행정 기능은 동칼리만탄의 새 수도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4월 재선 후 수도 이전을 언급하면서 세종시로 정부청사를 옮긴 한국과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에 행정도시 푸트라자야를 세운 말레이시아, 내륙의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긴 브라질을 성공한 예로 들었다. 그가 정부청사~서울에 시간과 돈을 뿌리는 한국 공무원들의 ‘세종시 리스크’까지 살폈는지는 알 수 없다. 하긴 자카르타와 새 수도는 너무 멀어서 날마다 ‘셔틀 지옥’에 시달리는 일은 없을 수도 있겠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어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수도를 보르네오섬의 동(東)칼리만탄으로 옮기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1945년 독립 후 74년 동안 정치·경제 중심지였던 수도를 1300㎞나 떨어진 곳으로 옮기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요인은 심각한 인구 과밀이다.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연간 60억달러(약 7조3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인구가 많은 만큼 주택난과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낡은 오토바이와 자동차 매연 때문에 대기오염도 심하다. 지반이 약해 지하철 공사가 늦어진 탓에 올 3월에야 한 개 노선이 개통됐다.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지반이 매년 평균 7.5㎝씩 내려앉는 바람에 도시 면적의 40%가 해수면보다 낮아졌다.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자카르타는 해발고도가 평균 7.92m에 불과해 홍수와 쓰나미 등에 약하다. 바다와 맞닿은 늪지대인 데다 도시 곳곳에 13개의 강이 얽혀 있어 우기 때마다 물난리로 몸살을 앓는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지진 피해까지 자주 겪는다.
조코위 대통령은 수도 이전과 관련해 “새 도시는 지진과 쓰나미, 홍수, 화산 등 재난 위험이 적고 지리적으로 국토의 중앙에 있어 인구분산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뉴욕과 워싱턴DC를 모델로 삼아 자카르타는 비즈니스 도시로 키우고 행정 기능은 동칼리만탄의 새 수도로 이전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지난 4월 재선 후 수도 이전을 언급하면서 세종시로 정부청사를 옮긴 한국과 수도 쿠알라룸푸르 인근에 행정도시 푸트라자야를 세운 말레이시아, 내륙의 브라질리아로 수도를 옮긴 브라질을 성공한 예로 들었다. 그가 정부청사~서울에 시간과 돈을 뿌리는 한국 공무원들의 ‘세종시 리스크’까지 살폈는지는 알 수 없다. 하긴 자카르타와 새 수도는 너무 멀어서 날마다 ‘셔틀 지옥’에 시달리는 일은 없을 수도 있겠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