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6개월 맞은 황교안…총선 겨냥 '보수대통합' 승부수 띄울까

당 안정·보수결집 꾀했지만 중도외연 확장엔 한계 노출
'조국 정국'서 文정부 견제·보수통합 초석 닦기 '도전'

지난 2·27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오는 27일로 취임 6개월을 맞는다.황교안호(號)의 지난 6개월은 '정치인 황교안'의 가능성과 한계 양면을 모두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낸 황 대표는 전대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지난 1월29일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며 당권 도전을 선언, 단숨에 제1야당 대표 자리를 거머쥐었다.

당내에선 황 대표가 지난 6개월간 4·3 보궐선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에서의 장외 집회 등을 이끌면서 탄핵과 2017년 대선, 지난해 6·13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지는 당의 침체 고리를 어느 정도 끊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민생투쟁 대장정과 장외집회를 거듭하면서 흩어졌던 전통적인 보수층을 결집하고 선명한 대여투쟁 메시지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점도 성과로 꼽힌다.

그러나 동시에 무너진 보수 지지기반 확충에만 주력하다 보니 지나치게 우편향된 메시지에 매몰돼 정작 중도·보수층으로의 외연 확장에는 한계를 노출했다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비판도 적지 않게 제기된다.

제1야당만의 정책 대안을 내놓지 못한 채 장외집회에서 매번 반복되는 '반(反)문재인' 구호만으로는 등 돌린 중원을 품에 안을 수 없다는 것이다.여기에 친박(친박근혜)계의 지원을 받아 당 대표로 당선된 이후 주요 당직과 국회직 등에서 친박 위주의 인사에 치우쳐 있다는 점도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요소로 지목돼 왔다.

아들 스펙 발언과 외국인 노동자 임금 차별 발언, 당 여성 행사에서의 엉덩이춤 사건 등까지 돌발 악재가 겹치면서 한때 상승세를 타던 당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하락세로 접어들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당 안팎으로 황 대표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민생투쟁 대장정과 장외집회 등으로 보수결집에는 성공했지만 흔히 '산토끼'로 비유되는 중도층 잡기에는 성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한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정기국회 전 지지율을 반등시킬만한 확실한 카드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또다시 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맞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황 대표가 이 같은 당 안팎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반전 카드'로 보수대통합을 꼽는다.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로 대표되는 개혁보수 세력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한 우리공화당으로 분열된 보수진영을 통합해야 내년 4월 총선에서 승산이 있다는 계산에서다.

황 대표가 취임 일성에서부터 보수 통합을 강조해온 만큼, 총선 시간표가 다가올수록 보수통합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황 대표 역시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대국민 담화와 공개 발언 등을 통해 보수통합 의지를 적극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지난 24일 서울 광화문에서 석 달 만에 열린 대규모 장외집회에서도 "자유 우파 정당이 총선에 진 것은 분열 때문이다.

우파 통합을 위해 저를 내려놓겠다"며 통합 의지를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려놓겠다'는 것은 자유 우파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뜻"이라며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 과정에서 황 대표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국면에서 조성된 '반문연대' 분위기가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 결집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황 대표로서는 '조국 정국'에서 문재인 정부를 효과적으로 견제해 제1야당의 건재함을 부각하는 한편, 정치력을 발휘해 범보수 진영의 통합 초석까지 닦아야 하는 도전 과제에 직면한 셈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