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10 고전' LG유플러스, 5G 꼴찌의 반란 "주춤"
입력
수정
LGU+, 노트10 판매성적 이통사 중 최저LG유플러스가 갤럭시노트10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법보조금 막내리며 기기변경 수요 늘어
SKT '블루', KT '레드'…LGU+ 전용색상 없다
연내 5G 고객 목표치 140만→100만 하향 조정
'판' 자체가 바뀌는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에서 업계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나겠다는 비전을 내건 LG유플러스지만, 5G 전용으로 출시된 갤럭시노트10 경쟁에서 밀리면 이같은 포부는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보조금 경쟁이 시들해진 게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가입 조건에 차이가 사라진 탓. 이에 경쟁사와 차별화된 유인책을 내놓지 못하면 목표로 잡았던 5G 시장 4:3:3(SK텔레콤:LG유플러스:KT) 구도 달성도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갤럭시노트10 사전예약 대상 개통일 첫날 4만8000대를 개통했다. 같은날 SKT는 10만5000대, KT는 6만8000대를 개통했다. 1위 사업자인 SKT가 노트10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개통 이틀 만에 5G 고객이 급증해 5G 누적 고객 100만명을 달성했다. 5G서비스를 제공 중인 전세계 28개 통신사 중 최초 기록이다.
반면 KT의 5G 가입자 수는 75만명, LG유플러스는 70만명 미만 수준에 머물렀다. 초반 5G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 SKT에 뒤졌지만 두 회사 모두 연내 100만 이용자 확보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이를 위해선 노트10 고객 확보가 필수적이다. 노트 10은 마니아층이 두터운 스테디셀러다. 삼성전자의 하반기 야심작이자 5G 이용자 확대를 위한 이통사들의 기대도 모았다. 노트10은 국내에는 5G 모델로만 출시됐기 때문에 노트10 고객이 곧 5G 고객이다.
삼성전자와 이통사들은 지난 23일 노트10을 정식 개통했다. 개통 이후 판매 추이도 사전예약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의 불법 보조금 전쟁이 잠잠해지면서 통신사를 바꾸는 번호이동 수요가 줄었다. SKT 보유 고객이 가장 많아 노트10을 SKT에서 개통하는 수요도 많다"며 "고객 수대로 그 다음은 KT고, LG유플러스의 개통 수요가 가장 적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이통3사의 공시지원금은 42만~46만원선이다. SKT의 공시지원금이 42만원, KT 45만원, LG유플러스는 46만원이다. 보조금 전쟁이 막을 내리자 LG유플러스에는 득보다 실이 크다는 평가다. 공시지원금은 물론 판매장려금(리베이트)에도 차이가 사라지면서 번호이동 대신 통신사를 유지한 채 기기를 변경하는 수요가 증가하는 까닭이다.경쟁사와 달리 노트10 전용 색상이 없다는 것도 LG유플러스의 약점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는 SKT에 '아우라 블루', KT에 '아우라 레드' 색상을 배정했다. LG유플러스는 고유 색상이 없다.
SKT와 KT는 전용 색상 위주로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소비자 반응도 좋다. SKT는 가장 인기 있는 노트10 색상으로 블루, KT는 레드 색상을 각각 꼽았다.부진한 판매 성적에 LG유플러스도 5G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투자자 설명회)에서는 연내 5G 가입자를 전체 무선 가입자의 10%인 140만명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으나 최근 100만명으로 목표치를 낮췄다. 회사측은 "보조금 전쟁으로 과열됐던 시장이 안정화된 만큼 목표치 수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KT를 따라잡아 5G 2위로 올라서려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LG유플러스는 오랜 기간 고착화된 이통업계의 5:3:2(SKT:KT:LG유플러스) 점유율 구도를 5G 시장에서 4:3:3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아직 이통3사의 네트워크 품질이나 서비스엔 큰 차이가 없다. 5G 경쟁이 보조금 위주의 기기 판매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5G 기기로 갤럭시A90, 갤럭시폴드, V50 씽큐 후속 모델 등이 하반기 출시하지만 노트10이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노트10 판매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업계 2위 도약도 어렵다"고 내다봤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