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깊어지는 '대통령 주치의' 선정

曺후보자 딸에게 장학금 몰아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
"내가 一役 담당" 문건 나와
노환중 부산의료원장이 문재인 대통령 주치의 선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문건이 최근 공개되면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노 원장, 주치의 간 관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27일 압수수색을 통해 노 원장 개인PC에서 “문 대통령님 주치의가 양산부산대병원 소속인 강대환 교수가 되는 데 (내가) 깊은 일역(一役)을 담당했다”는 내용의 문건(부산시장님 면담 2019-07-18)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 문건에 대한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니다”며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 그런 조치(대통령 주치의 선정)를 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두 번이나 유급을 당한 조 후보자 딸에게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몰아준 노 원장의 부산의료원장 선임 과정 및 노 원장과 친분이 있는 대통령 주치의 선임 과정에 조 후보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부산대에 따르면 노 원장이 양산 부산대병원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5년 10월 조 후보자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자신의 그림 네 점을 이 병원에 기증했다. 당시 기증식에 조 후보자도 참석해 노 원장을 만났다. 노 원장은 이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며 유급을 받은 조 후보자 딸에게 6학기 연속 총 12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노 원장은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부산의료원장에 취임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의료원장 임명이 공정하게 이뤄졌는지 조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6월 강대환 부산대 의대 교수가 대통령 주치의에 위촉되는 과정에서 노 원장의 부탁을 받은 조 후보자(당시 청와대 민정수석)가 역할을 한 것이란 의혹을 제기했다. 부산대 의전원 관계자는 “노 교수와 강 교수가 친해 서로 밀어준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내부에서 돌았다”고 전했다. 역대 대통령 주치의는 대부분 청와대에서 10~30분 거리에 있는 서울대, 연세대 병원에서 발탁됐다.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인 대통령 주치의는 긴급상황에 대비해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강 교수를 주치의로 위촉했다. 경남 양산에 거주하는 문 대통령 모친 강한옥 여사에 대한 진료 필요성도 감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노 원장과 조 후보자 간 서로 도와준 정황은 보이지만 아직 강 교수와 조 후보자 간 친분 관계도 드러나지 않는 등 ‘노 원장-조 후보자-강 교수’로 이어지는 ‘3각 협력’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남정민/안대규 기자 peux@hankyung.com